"투여 횟수 적은 신약 개발" 경쟁 치열

뼈밀도가 약해 골절위험이 있어 치료를 받고 있는 골다공증 환자 김모(60ㆍ여)씨는 최근 주 1회 약을 먹던 것에서 최근 1년에 1번 맞는 주사로 처방이 바뀌었다. 그간 65세 이상에만 보험이 적용되던 연간 1회투여하는 골다공증치료제 ‘아클라스타’의 연령제한이 올해부터 없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골다공증 치료 초기에는 매일 약을 먹기도해 무척 번거로웠는데 1년에 한번만 주사를 맞으면 된다고 하니 부담이 훨씬 덜하다”고 말했다.

환자의 복용 편리성을 좋게하기 위해 약의 지속시간을 늘려 투여횟수를 줄이려는 제약업계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단순한 치료효과를 넘어서 환자들의 삶의질까지 고려한 웰빙의약품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약의 지속시간을 늘려 투여횟수를 줄이는 기술은 국내 제약업체들이 세계 상위권수준이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월 1회 투여하는 당뇨병치료제로 세계최초로 개발중인 '랩스엑센딘(Labs Exendin)'에 대한 미국 내 임상2상(2단계 임상시험)에 최근 착수했다. 같은 성분의 당뇨치료제는 현재까지 주 1회 투여하는 제형이 개발돼 사용중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2상 종료시점은 올해 말로 예상하며 3상까지 마친 후 2015년이면 세계 최초의 월 1회 용법으로 미국 내 상품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G생명과학은 성장호르몬 결핍으로 인한 저신장을 치료하는 인성장호르몬 제품의 주 1회 투여 제형을 개발해 해외임상을 모두 마치고 미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제품은 이미 국내에서는 ‘유트로핀 플러스’라는 상품명으로 판매되고 있어 기존에 매일 주사를 맞아야 했던 저신장 청소년들의 번거로움을 덜어주고 있다. 한미약품은 한발 더 나아가 한 번 투여로 2주 이상 약효가 지속되는 성장호르몬 제품 (Labs-hGH)을 개발중이다.

이외에도 임신부의 경우 부족한 철분을 보충하기 위해 매일 먹던 빈혈약을 주사제로 바꿔 처방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먹는 빈혈약은 변비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는 반면 빈혈주사를 1번 맞게되면 매일먹는약 3개월치의 효과를 볼 수 있어 환자들도 선호한다”고 말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치료효과를 넘어서 약효 지속시간을 최대한 늘려 환자들의 투약횟수를 얼마나 줄여줄 수 있느냐가 신약개발의 중요한 포인트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국내 제약사들이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집중개발하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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