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권 FTA 바람

EU-日·EU-남미공동시장등 협상 가속도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이 가서명 단계에 접어든 것을 계기로 FTA 추진이 전세계 주요 경제권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ㆍEU간 FTA는 1994년 이후 체결된 국가간 FTA 중 최대 규모이자 미국ㆍ캐나다ㆍ멕시코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이은 역대 2위급 국가간 무역협정으로 주목 받으며 전 세계에 FTA 체결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을 받아 왔다. 22일 주요 현지 외신에 따르면 FTA 비준이 의회 단계에서 묶여있는 미국을 제외한 유럽연합(EU)과 일본, 남아메리카 등 주요 경제권들이 FTA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세계 주요 경제권들은 세계무역기구(WTO)의 다자간무역협상(DDA)이 고착 상태에 머무르고 있음을 감안해 양자간 협상을 추진, 경제 회복의 견인차를 삼는다는 공산이다. 이날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는 브라질ㆍ아르헨티나ㆍ파라과이ㆍ우르과이 등 남미 주요 4개국으로 구성, 대륙 경제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 EU와 FTA 협상 재개를 위한 접촉을 가질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양측은 이를 위해 다음달 4일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비공개 대표단 접촉을 갖고 협상 재개에 필요한 일정과 내용 등을 협의한다. 이달 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3차 EU-브라질 정상회담에 참석했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도 "DDA 협상의 진전 및 타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임에 따라 EU-메르코수르 협상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양측의 FTA 협상은 지난 2004년 이래 답보 상태에 머물러 왔다. 한ㆍEU FTA에 자극 받은 일본도 EU와의 협상 속도를 한층 높일 전망이다. 이날 요미우리신문은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일본 외상이 전일 도쿄에서 열린 요미우리 국제경제간담회에 참석해 EU와의 FTA를 조기 체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오카다 외상은 간담회에서"교섭을 가속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빨리 협정을 체결해 경제교류를 확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요미우리는 "일본 재계가 EU와 조기에 FTA를 타결하지 못할 경우 LCDTV, 자동차 등의 수출 경쟁력이 한국에 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협상이 속도를 내게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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