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기업집단(자산규모 5조원이 넘는 18개 그룹) 가운데 삼성 등 5대 그룹의 매출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
특히 이들 5대 그룹은 최근의 경기침체 여파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돼 투자활동을 위한 현금 지출은 대폭 줄인 반면 현금 쌓기에만 급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금융감독원이 ‘자산규모 5조원 이상 18개 기업집단의 2003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전체 기업집단의 총매출액은 423조7,643억원으로 지난 2002년(423조6,064억원)과 비슷한 규모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삼성ㆍLGㆍ현대자동차ㆍ한화ㆍSK 등 5대 그룹의 매출규모는 303조원으로 2002년보다 10조원이나 늘었고 매출비중도 69.2%에서 71.5%로 2.3%포인트 증가했다. 5대 그룹의 매출비중이 70%를 넘어간 것은 조사가 시작된 99년 이후 처음이다.
자산 역시 5대 그룹 편식현상이 계속됐다. 5대 그룹의 자산규모는 386조원으로 2002년보다 10조원이나 증가했고, 18대 그룹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8%에서 69%로 1%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삼성에 대한 의존도가 심해 매출의 경우 28.9%, 자산은 33.7%를 차지했다.
한편 지난해 18개 기업집단의 순영업현금 유입액은 56조원으로 2002년(53조원)에 비해 7.2%가 늘었지만 투자활동으로 인한 순현금 유출은 46조원에서 31조원으로 오히려 33.5%나 감소했다. 이 가운데 5대 그룹의 현금유입액은 38조원으로 전년과 비슷했지만 현금유출액은 12조원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