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의 보석 전남 완도, 햇살 품은 쪽빛바다 해상왕의 꿈도 품다

장도 청해진유적지 옛 영화 흔적
해양개척 정신 고취 장보고기념관
난대림 자생지 완도수목원도 명소
살오른 고소한 삼치회는 미각 돋워

완도 청해포구 세트장에서 바라본 바다 모습. 이곳은 명량 촬영지로 유명세를 탄 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완도 정도리 구계등. 통일신라 시대 황실의 녹원으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구계등은 크고 작은 돌이 모여 아홉개의 계단을 이룬다. 겨울철 일출과 일몰이 아름다우며 후사면에는 탐방로가 잘 갖춰져 있다.

청해진의 원목열(圓木列). 방어용, 혹은 접안시설로 이용됐던 소나무 기둥이다. 완도의 남서쪽 해안에서 시작해 일정한 간격으로 약 331m에 걸쳐 갯벌 속에 묻혀 있다.

완도는 육지나 다름없다.

연륙교로 연결된 전라남도 완도에 연중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이유다. 관광객이 흘러넘쳐도 완도는 이들을 섭섭하게 떠나 보내지 않는다. 이곳을 처음 찾는 이들은 완도의 여운에 아쉬움을 안고 떠난다. 실제로 섬의 이름 첫자가 빙그레 웃을 '완(莞)'자라 '관광객들은 경치에 웃고, 맛에 웃고, 인심에 웃고 간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있을 정도다. 입소문이 바다 밖으로 퍼졌는지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늘어 전체의 3%를 차지하고 있다. 해상왕 장보고의 자취가 남아 있고 동백꽃이 있고 펄펄 뛰는 삼치회의 맛을 볼 수 있는 완도가 나그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장보고의 근거지 =완도는 신라 시대 바다를 제패했던 해상왕 장보고의 진영, 청해진이 있던 곳이다. 그런 만큼 곳곳에는 그의 유적이 산재한다.

그중에서도 장좌리 마을 앞 바다에 위치한 장도는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하고 한국·중국·일본을 잇는 중계무역을 실시하던 청해진의 중심이었다. 청해진 유적지에는 청해진성과 목책성·즐문맷돌·사당이 남아 있고 남문과 중문이 복원돼 옛 영화를 웅변하고 있다.

내친김에 장보고기념관도 둘러볼 만하다. 청해진의 옛터에 장보고의 업적을 기리고 해양개척 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건립된 기념관은 완도가 고향인 장보고의 실체를 고고학적 자료와 문헌을 통해 증명하고 해양개척 정신을 재조명하기 위해 조성됐다.

상설전시는 뿌리·생성·제국·항해 등 4개 부문으로 분류해 장보고의 삶과 동북아 해상무역 활동, 해양개척정신을 계승해 해양 개척의지를 이어 가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완도의 삼치 =삼치는 지방이 많아 맛이 좋은 생선이다. 맛이 뛰어나지만 지방질이 많은 만큼 잘 상한다. 삼치회를 산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이유다.

완도 삼치가 맛있는 것은 멸치도 한몫을 한다. 멸치는 해마다 제주도 인근 해역에서 완도까지 올라오는데 완도까지 올라온 멸치들은 먼 바다에서 연안으로 이동하는 동안 살이 통통하게 올라 삼치의 좋은 먹이가 된다. 이 질 좋은 멸치를 먹은 삼치들이 맛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살진 멸치로 몸을 불린 완도 삼치들은 타지의 삼치와는 차원이 다르다. 육지 사람들이 사먹는 삼치는 고등어보다 2배 정도 큰 정도지만, 완도에서는 그 정도 크기는 삼치로 치지 않는다. 완도에서는 최소 8㎏는 돼야 삼치라고 부른다.

하지만 기자는 삼치회가 입에 맞지 않았다. 일단 살의 육질이 광어나 우럭처럼 쫄깃하지 않고 물컹하기 때문이다. 지방의 함량이 높은 탓이다. 대신 고소한 맛은 훨씬 강했다. 이것 역시 지방질의 함량이 높기 때문인 듯싶었다. 기자의 손길이 더뎌지자 옆에 앉은 안봉일 청산면장이 "김치와 김에 싸서 먹어보라"고 권했다. 그대로 따라 하니 과연 고소한 맛과 신김치의 맛이 조화를 이루며 미각을 일깨웠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민들은 '삼치의 본향'이라는 완도의 명성이 퇴색할까봐 걱정을 하고 있다. 외지의 선단들이 물 좋은 완도로 들이닥쳐 멸치를 싹쓸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들은 "남해안에서 멸치를 잡던 어선들이 5척 이상 선단을 구성해 불을 밝히고 작업을 하곤 한다"며 "저렇게 싹쓸이를 하면 어족자원이 얼마나 남아날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완도수목원 =완도수목원은 전라남도에서 운영하는 공립수목원으로 1991년 개원했다. 총 면적 2,050㏊로 광릉수목원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수종도 많아 총 3,801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완도수목원은 특히 국내 유일의 난대수목원이자 가장 큰 난대림자생지로 명성이 높다. 자생식물로는 붉가시·황칠·완도호랑가시 등 126과 752종이 있으며, 식물을 형태·분류학상 종별로 수집·전시한 전문소원 30곳에는 2,940종의 식물이 보존돼 있다. 이밖에 아열대온실에는 대왕야자·금호·용설란 등 506종이 식재돼 있다.

그밖에 볼 곳으로는 산림박물관을 꼽을 수 있다. 박물관은 난대림 사료의 수집과 전시, 교육 및 연구를 위한 국내 유일의 난대림 전문박물관으로 수목원 계곡 한편에 ㅁ자 모양의 전통한옥양식으로 건축돼 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난대수종과 양생 동식물, 곤충표본·목공예품이 전시돼 있다. 완도군 군외면 청해진북로 88번지 156 (061)552-1532

/완도 = 글·사진 우현석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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