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정적 사랑의 끝은 결국 파국..."

구로도서관서 '사랑에 관한 4색4선' 강좌 시작
서울시교육청 고인돌2기 강좌 10월13일까지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니나로 관능적인 사랑과 이성적인 사랑을 넘어 이타적인 사랑이 최고의 가치를 담고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 안나와 브론스키 커플과 레빈과 키티 부부를 대조하면서 관능적인 사랑보다는 이타적이고 합리적인 사랑으로 공동체를 보살피고 나누는 것이 이상적인 삶이라는 메시지를 암묵적으로 전하는 것이지요.”

15일 서울시교육청 구로도서관에서 열린 고인돌(고전인문학이 돌아오다) 2기의 강좌 중 하나인 ‘사랑에 관한 4색4선:영화와 고전문학’ 강의를 맡은 강사 강안(사진)씨는 톨스토이의 삶과 작품세계를 소개하면서 강의를 시작했다.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하고 롯데그룹이 후원하는 고전인문학 아카데미 ‘고인돌’ 2기는 철학·문학·역사 등 인문학의 본령을 아우르면서 미술·영화·경제학 등으로 경계를 확대해 나가는 융복합적인 강좌로 구성, 21개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곳곳에서 잇따라 열리고 있다.

첫날 강의는 ‘격정의 사랑: 안나 카레니나’. 영화는 조 라이트 감독의 2012년작을 골랐다.

“톨스토이의 화두는 사랑과 죽음이었어요. 그는 재정 러시아의 부조리한 귀족들의 삶을 비판하면서 인간의 욕망과 사랑 그리고 삶과 행복에 대해 늘 고민을 했죠. 그래서 ‘불륜은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대사 등 레빈의 입을 통해서 자신의 철학을 확고하게 전달한 것이지요. 남자인데도 여성들의 섬세한 감성을 이해하는 톨스토이가 대단하지 않아요?”

강 작가는 안나 카레니나의 작품세계와 당시 러시아의 시대적 배경 그리고 톨스토이의 삶과 철학에 대해서 소개했다. 이어 그는 영화 장면을 곁들여 고전소설과 조 라이트 감독의 해석을 비교하면서 강의를 이어나갔다.

첫날 모두 여성들로 이루어진 수강생들은 안나의 격정적인 사랑을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결국 파국으로 치닫고 마는 뜨거운 불같은 사랑만이 인생에서 해답이 아니라는 것에 공감하는 눈치였다.

강 작가는 영화와 책이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에 대해서도 장면마다 짚고 넘어갔다. 그는 “고전소설의 방대한 내용을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에 담아내기는 불가능하다”라며 “감독의 개인적인 해석이 가미된 부분도 있어서 고전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을 하기 위해서라도 책은 꼭 읽고 오기를 권한다”면서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인문학 강의에 대한 차별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번 강의는 ‘외골수 사랑:위대한 개츠비’, ‘위대한 사랑: 레미제라블’, ‘무거운 사랑: 어느 세일즈맨의 죽음’ 등으로 10월 13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산하 21개 도서관에서 열리는 이번 고인돌2기는 오는 12월까지 한국미술, 서양미술사, 문학과 철학, 영화와 고전, 북유럽신화와 문학, 경제사, 애니메이션 등 풍성한 강좌가 마련됐다.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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