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포커스] 겉은 화려하지만… 뚜껑 열면 '이자 장사' 편중

4대금융지주 실적 들여다보니…
우리·KB·신한 등 반기 이익 3조대
"하이닉스 매각따라 실적 더 확대"
사업다각화 불구 은행 비중 심화


겉모습은 더 이상 화려할 수는 없다. 하지만 속을 보면 여전히 개운치 않다. 신한금융지주가 3일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4대금융지주의 성적표가 모두 나왔다. 지주사들은 예상대로 사상 최대의 이익을 냈다. 특히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우리와 KBㆍ신한 등이 모두 3조원 안팎의 천문학적인 반기 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지주회사들의 이익은 여전히 과도하게 은행에 의존하고 있고 은행들은 이른바 '이자 따먹기'를 통해 이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씁쓸함을 안겨주고 있다. 여기에 현대건설 매각에 따른 특별이익이 각 지주회사의 상반기 전체 순이익 중 최대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견실한 이익구조를 갖췄다고 보기에는 아직 멀었다고 볼 수 있다. 지주회사별로는 신한금융지주가 지난해보다 38.4% 늘어난 1조8,89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수위를 차지했고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우리금융이 3조2,506억원으로 1위에 올랐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부실화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때문에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아야 했지만 현대건설 매각이익 덕분에 이를 만회했다"며 "하반기에는 하이닉스 매각이익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 금융지주사들의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수익성과 건전성…화려한 성적표=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4대 지주 모두 지난해 상반기보다 올라갔다. NIM은 금융사가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해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수익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나쁘게 말하면 예대금리를 그만큼 많이 책정해 이자 따먹기 장사를 했다는 뜻이다. KB금융이 지난해 상반기 2.65%에서 올 상반기 3.04%로 0.39%포인트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고 신한금융은 3.65%로 가장 많이 예대마진을 책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산건전성도 개선되는 추세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대부분 1%대로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며 지난해 상반기 대비 모두 감소했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2.64%로 다른 곳보다 월등히 높았다. 다만 개선폭은 가장 컸다. 심규선 한화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지난 6월 말 요주의이하여신비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전 분기보다 모두 개선됐다"며 "경쟁 은행들과 비교하면 아직까지 높은 수준이지만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사업 다각화 노력 불구 은행편중 심화=지주사들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있지만 오히려 은행의 실적 비중은 높아졌다. 실제 올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비은행이익비중은 워낙 규모가 적은 KB금융을 제외한 3대 금융지주 모두 줄었다. 신한금융의 올 상반기 비은행이익비중은 30.7%로 지난해 상반기 41.3%보다 10.6%포인트나 줄었다. KB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를 얘기하지만 여전히 7.9%에 불과해 지주회사라는 이름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의 비은행 부문 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은행의존도가 심화된 것은 그만큼 다른 사업 부문과의 시너지가 발휘되고 있지 않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개별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은행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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