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외화차입금 상환율] 제일은행이 가장 낮아

지난달말 현재 6대 시중은행중 한국은행으로부터 빌린 외화차입금 상환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제일은행인 것으로 나타났다.또 금융권 전체로는 내년 6월까지 49억달러의 외화자금 상환 물량이 남아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들은 그러나 신규 외화자금 조달여건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지 않은데다 외화예금 증가세도 주춤한 실정이어서 외화유동성 측면에서의 부담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들이 지난해 외환위기 당시 한국은행으로부터 긴급 자금으로 빌려쓴 「긴급 외화차입금」에 대해 상환금액이 남아있는 금융기관, 즉 「BOK클럽」 멤버는 6개은행과 5개 종합금융사 등 총 11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금융기관이 연말과 내년 6월말까지 한국은행에 갚아야할 자금은 현재 49억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이중 은행이 약 30억달러, 종금사가 19억달러선인 것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중에서는 제일은행이 7억3,600만달러로 가장 많은 상환잔액을 기록중이며, 상업과 한일은행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전체 빌린자금(지난해말 기준)에서 지난달말까지 상환한 금액의 비율에서도 제일은행이 65.8%로 가장 낮은 실적을 남기고 있으며, 서울과 제일은행 등도 70%대로 비교적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외화자금 담당자는 『대부분 은행의 신규 외화자금 조달이 일어나지 않고 있는데다 외화예금 증가세도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말 은행들의 외화유동성에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은행권의 외화자금 상환부담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IMF 자금을 섣불리 조기상환할 경우 외환문제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조기상환에 신중한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그러나 『시중은행 대부분이 외화차입금에 대해 당초 상환일자보다 앞당겨 조기상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황스케줄을 맞추는데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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