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경·유소연 '눈물의 스리 퍼트'

호주 여자오픈 최종
파만 했어도 우승 불구
마지막 홀서 1타 잃어
6명 연장끝 아쉬운 준우승

서희경

유소연


'여제' 청야니(23ㆍ대만)는 넘어섰지만 예상치 못한 '스리 퍼트'의 벽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2시즌 개막전으로 펼쳐진 호주여자오픈에서 '코리안 시스터스' 서희경(26ㆍ하이트)과 유소연(22ㆍ한화)이가 다잡은 우승을 아깝게 놓쳤다.

서희경과 유소연은 12일 로열 멜버른GC(파73ㆍ6,505야드)에서 끝난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나란히 이븐파(서희경은 버디ㆍ보기 2개, 유소연은 버디ㆍ보기 3개)에 그쳤다. 최종성적은 3언더파 289타로 동타.

마지막 한 홀을 남겨두고 서희경과 유소연 2명만이 공동 1위(4언더파)에 올라 18번홀(파4)에서 파 세이브만 해도 한국인끼리 연장을 치를 상황이었다. 하지만 같은 조의 서희경과 유소연은 18번홀에서 생각지도 못한 스리 퍼트로 오히려 1타를 잃었다. 서희경의 2m 남짓한 파 퍼트가 홀컵 오른쪽을 훑고 나온 뒤 비슷한 거리의 유소연의 파 퍼트도 오른쪽으로 멀찍이 지나치고 말았다.

서희경과 유소연은 잘 알려진 라이벌 사이. 지난 2009년 국내투어에서 서희경이 5승, 유소연이 4승을 거뒀고 2010년 국내투어 개막전에서는 연장 끝에 유소연이 우승, 서희경이 준우승을 나눠가졌다. 그리고 지난해 7월 US여자오픈에서 유소연이 다시 연장을 거쳐 서희경을 2위로 밀어내고 '메이저 퀸'에 올랐다. 이런 '역사'를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둘은 이날 팽팽한 동타 행진을 펼치면서 이런 얄궂은 운명도 없다는 듯 묘한 미소를 머금었다. 하지만 서로를 지나치게 의식한 탓일까. 평소 같으면 식은죽 먹기인 짧은 거리의 퍼트를 나란히 놓치면서 둘은 아쉬운 표정으로 서로를 안아줄 수밖에 없었다.

결국 무려 6명이 3언더파로 동률을 이뤄 돌입한 연장. 18번홀에서 치른 1차 연장에서는 모두 파를 적어냈고 2차 연장에서 유일하게 버디를 잡은 제시카 코르다(19ㆍ미국)가 LPGA 투어 데뷔 2년째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코르다의 아버지 페트르는 1998년 호주오픈테니스 우승자. 아버지와 딸이 종목은 다르지만 모두 호주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셈이다. 나란히 LPGA 투어 2승째를 노렸던 서희경과 유소연은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세계랭킹 1위 청야니는 1언더파 공동 8위, 지은희(26)와 신지애(24ㆍ미래에셋)는 각각 공동 12위(1오버파), 단독 18위(2오버파)에 머물렀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