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과 원화강세 속에서 국내 상장법인들의 수익성이 여전히 개선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상장사 4곳 중 한 곳, 코스닥 시장에선 3곳 중 한 곳이 적자 상태였다.
2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572개사 중 분석 가능한 495개사의 올해 1∼9월 매출은 1,368조7,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3% 늘었다.
영업이익도 79조1,000억원에서 83조원으로 5.00%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58조8,000억원에서 57조2,000억원으로 2.78% 감소했다.
개별 또는 별도재무제표를 제출한 상장법인들을 분석한 결과도 큰 차이가 없었다.
올들어 3분기까지 개별 또는 별도재무제표를 제출한 12월 결산법인 614개사의 1∼9월 매출은 838조6,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0.56% 늘었고, 영업이익은 46조7,000억원에서 49조2,000억원으로 5.21% 많아졌다.
그러나 순이익은 43조9,000억원에서 38조4,000억원으로 무려 12.46%나 급감했다.
다만 여기에는 삼성SDI의 작년도 순이익 규모가 관계회사 지분처분 이익 3조9,000억원이 반영되면서 부풀려진 영향이 크다는 것이 거래소측 지적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작년 순이익에서 이 금액을 빼면 올해 순이익 증감률은 -12.46%에서 -3.91%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시장 전체적으로 매출이 늘었는데도 이익폭이 줄어든 데 대해선 “전기전자 업종의 매출이 늘었지만 철강, 석유화학, 조선 업종의 업황개선이 지연됐고, 특히 원화강세로 인한 환차손이 컸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편 개별 또는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1∼9월 적자로 전환했거나 적자를 지속한 기업은 총 152개(24.8%)로 집계됐다. 사실상 4개 중 1개사꼴로 순손실을 본 셈이다.
적자지속 기업이 83개(13.5%)였고, 적자전환 기업이 69개(11.3%)였다.
업종별 순이익은 모바일 기기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기전자업종의 순이익이 1조1,000억원 이상 늘었다.
섬유의복(95.61%)과 의약품(24.20%)도 순이익 증가폭이 컸고, 비금속광물과 의료정밀 업종은 작년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화학(-36.85%), 철강금속(-27.15%), 운수장비(-8.51%), 기계(-7.63%) 등 주요 기간산업과 서비스(-42.74%), 유통(-36.51%), 통신(-19.95%), 음식료품(-14.95%) 등 내수산업은 투자 및 소비수요 회복 지연으로 흑자규모가 감소했다.
유가증권시장 3월 결산법인의 회계연도 상반기(4∼9월) 실적도 부진했다.
이들 회사 중 제조업 8개사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0.9% 증가한 6,624억원으로 집계됐으나, 순이익은 311억원에서 208억원으로 33.2%나 쪼그라들었다.
코스닥 기업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12월 결산법인 621개사의 1∼9월 매출은 86조7,000억원으로 작년 동기(78조3,000억원)보다 10.77%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4조6,000억원에서 4조5,000억원으로 1.83%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3조3,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8.88%나 급감했다.
적자기업 비율은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는 621개사 중 209개(33.65%), 개별 또는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는 896개사 중 282개(31.47%)로 집계됐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