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벤츠 더 뉴 E클래스 시승기

소음·진동 거의 없어… 속도 올려도 힘 느껴져


수입차시장이 몇 년 전부터 디젤 위주로 재편되면서 판매량 상위 리스트의 대부분을 디젤 모델들이 차지한다. 예외적으로 가솔린 차량이면서도 꾸준히 수입차 판매 1, 2위를 다투는 모델이 있다. 바로 메르세데데벤츠의 E300이다. 연비가 좋은 디젤엔진의 고효율 차량을 중시하는 분위기에도 특유의 정숙성과 안정감ㆍ고급스러움으로 수년째 베스트셀링카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E클래스가 최근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돌아왔다.

꾸준히 사랑 받아온 메르세데스벤츠 더뉴E300은 한층 진보된 기술과 강렬한 디자인을 결합해 새롭게 태어났다. 부분변경이라기보다 풀체인지에 가깝게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이전 모델과 확연히 구분되는 것은 전면 디자인이다. 엘레강스 모델과 아방가르드 모델이 마치 하나의 차종을 두 개인 것처럼 구분한다.

아방가르드 모델 전면에는 화살을 연상시키는 날렵한 모습에 2줄 루부르 그릴이 위치한다. 또 그릴 정중앙에 메르세데스벤츠의 세 꼭지 별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C클래스처럼 스포티하고 젊은 이미지를 구현한다. 엘레강스 모델은 기존 E클래스나 S클래스처럼 보닛 위에 메르세데스벤츠 세 꼭지 별이 위치하고 3줄 루부르 그릴을 적용해 클래식한 품격이 느껴진다.

E클래스만의 상징이었던 두 개의 헤드램프는 더뉴E클래스에서 하나로 통합됐다. 직사각형 형태의 싱글 헤드램프 안에는 기존처럼 두 개로 나뉜 LED 헤드램프가 자리잡고 있다. 기능성을 강화하고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내에서는 달라진 계기판이 눈에 띈다. 기존 5개의 클러스터가 3개로 줄어 눈에 더 잘 들어온다. 아날로그 시계는 메르세데스벤츠만의 품격을 더욱 높여주는데 위치가 에어컨 통풍구 사이로 옮겨졌다. 오디오를 컨트롤할 수 있는 버튼이나 스티어링휠 오른쪽에 장착된 기어레버는 전과 차이가 없다.

더뉴E300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신 V형 6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달려 있다. 가솔린 직분사 엔진은 초고압 정밀 연료분사가 가능한 자연흡기 6기통 신형 엔진으로 보다 완벽해진 7단 변속기와 조합돼 기존 모델 대비 연비는 향상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줄였다. 최고 출력 252마력과 최대 토크 34.7㎏.m의 힘을 내며 연비는 기존 9.4㎞/리터에서 10.3㎞/리터로 향상됐다.

시동을 켰을 때의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다. 자칫 하이브리드 모델이 아닌가 착각할 수 있다. 특히 주행 중 정차할 때 엔진이 멈췄다가 다시 작동해도 소음이나 진동이 적어 거슬리지 않는다. 가속페달을 급격하게 밟아도 rpm 게이지가 크게 올라가지 않을 만큼 안정돼 있고 부드러운 주행을 할 수 있다. 미세한 차이지만 이전 모델보다는 확실히 힘이 느껴진다. 중년 이상을 타깃으로 한 중형 세단에서 좀 더 젊은 감각의 스포츠 세단으로 변화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서스펜션도 앞부분이 3링크에서 멀티링크식으로 바뀌면서 약간이지만 단단해졌다.

다양한 안전장치도 확대 적용됐고 주차보조 기능은 직각(T자)주차까지 도와주도록 개선됐다. 전반적으로 기존 E클래스의 장점은 살리면서도 더 많은 고객층을 흡수하기 위해 노력한 점이 느껴진다. 더뉴E300은 상품성이 강화됐음에도 가격은 오히려 인하됐다. 엘레강스 6,780만원, 아방가르드 7,060만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