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주가 현대차에 달렸다

플랫폼 공유등 구조적 리스크로 수익성 낮아

기아자동차 주가 상승은 ‘현대차 리스크’ 탈출에 달렸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기아차 주가는 신차인 ‘뉴 스포티지’의 성공적인 출시에도 취약한 수익 구조 탓에 소폭 상승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98년 현대차 그룹에 인수된 후 추진된 양사간 시너지 창출 작업이 현대차에만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올 2ㆍ4분기 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3.3%로 현대차 9.9%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이처럼 저조한 실적은 낮은 생산성 탓도 있지만 지나친 현대차 의존도도 주요 원인이다. 양사는 연구개발부터 ▦상품기획 ▦플랫폼 개발(자동차 기본 뼈대) 등을 공동 진행하지만 신형 플랫폼의 차종은 현대차에 우선 배정되는 데다 엔진 등 주요 부품은 현대차가 기아차에 파는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ㆍ수익 등 ‘과실’은 현대차만 챙기고 있다. 한금희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5일 “신차 출시 시기가 늦으면 마케팅과 가격 책정 측면에서 현대차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투자의견 상향 조정을 위해서는 뉴스포티지의 성공과 자사주 추가 소각은 물론 기아차의 미국 시장 마케팅 능력 향상 등 그룹 차원의 전략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기아차 지분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 현대차 그룹 내 철강회사의 지분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도 기아차의 구조적 리스크라고 판단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사의 플랫폼 공유 모델이 쏘나타-옵티마, 투싼-스포티지 등 현재 2개에서 2007년 전차종으로 확대될 경우 이 같은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라며 “당장 오는 31일 현대차 NF쏘나타 출시 때는 기아차 옵티마와 리갈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대한투자증권은 이날 “신차 출시에 따른 레저용차량(RV) 부문 점유율 회복을 기대한다”며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도 최근 시장지표 하락에 따라 목표가를 기존 1만5,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