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핀 두 여중생

하늘에서 내리는 비처럼 슬픔이 가슴을 파고든다. 지난 6월13일 경기도 양주군에서 미군 장갑차 사고로 인해 여중생 2명이 사망했다. 사건 당시 어린 여중생들의 절박했던 상황과 고통ㆍ두려움을 생각하면 문득문득 무슨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전율이 느껴진다. 정말 안타깝고 슬프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지경이라니 그 고통이 오죽했을까. 국정에 관여하고 있는 한사람으로서 가족에게 송구스럽고 정말 마음이 아프다. 우리 모두 자식을 키우고 있는 부모로서 내 자식이 그런 경우를 당했다고 생각하면 잠이 오겠는가. 밥이 넘어가겠는가. 왜 이런 일이 연이어 일어 나는지, 왜 꽃다운 생명들이 피어보지도 못하고 이렇듯 처절한 고통 속에서 떠나야 하는지 너무 안타깝다. 자식을 잃은 부모나 제자를 잃은 선생님, 친구를 잃은 학생들과 슬픔을 함께 하며 이런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도로사정을 그대로 방치한 행정당국은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사건 이후 미 당국이 취한 태도에도 문제가 많은 것으로 본다. 어느 나라 국민에게도 기본과 상식이라는 것이 있다.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의해 미군측이 1차 재판관할권을 가지고 있다. 이를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성의 있는 태도로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군들은 우리나라를 군사적으로 지원할 목적으로 와 있지만 지금 상황에 대해 국민들의 감정은 매우 격해 있다. 감정이 격해져 반미감정이 확산되면 이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성의를 가지고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우리 정부에도 촉구하고 싶다. 전담반을 구성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하는 바이다. 그러한 노력들이 가족들에게 전해질 때 그들의 아픈 가슴이 조금이나마 가라앉을 것이다. 다시 한번 친구였던 두 학생이 고이 잠들길 진심으로 빈다. /박창달<국회의원·한나라당>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