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갈등 봉합… 강경파 돌아설지는 미지수

박-쇄신파 비공개 회동…재창당 여부 논의
정태근 이어 김성식도 정식 탈당…

무슨 얘기 나눴을까… 박근혜(왼쪽 두번째) 전 한나라당 대표가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 당 쇄신방안과 관련해 당내 쇄신파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고영권기자

한나라당이 둘로 쪼개질 기로에 선 가운데 재창당 논란의 양측인 박근혜 전 대표와 쇄신파 의원들이 14일 직접 만났다. 당 해체 후 재창당을 주장하던 쇄신파의 정태근ㆍ김성식 의원이 박 전 대표에 맞서 탈당을 강행하는 등 당이 분열되는 상황에서 침묵모드로 일관하던 박 전 대표가 손을 내민 것이다. 만남전에 탈당한 두 의원을 비롯한 일부 쇄신파는 박 전대표와 만남을 거절하는 등 소동이 있었다. 쇄신파에 속한 황영철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늘중으로 박 전 대표와 쇄신파 의원들이 만나는 것으로 얘기됐다”면서 “재창당을 비롯해 모든 것을 논의할 것이고 (탈당한 정태근ㆍ김성식)두 사람이 당에 복귀할 수 있도록 과감한 쇄신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남은 이날 오후 5시 20분께 국회 의원회관 특별위원회 회의실에 마련됐다. 쇄신파인 남경필ㆍ임해규ㆍ황영철ㆍ김세연ㆍ권영진ㆍ구상찬 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재창당 후 전면에 나서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전날 황우여 원내대표와 전화 통화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되기 전에 (쇄신파들을) 만나 얘기를 던지거나 언론을 통해 단락단락 이야기를 꺼내면 전체적인 쇄신 방향과 어긋날 수 있다“ 며 “비대위원장이 되면 잘 정리해 그런 부분을 밝히는 것이 옳은 방향이 아니냐"고 말했다. 쇄신파가 전날 의총에서 주장한 `불통' 비판을 해명하는 발언이다. 당초 19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이후 쇄신파를 만나려 했던 박 전 대표는 두 의원의 탈당 등으로 상황이 걷잡을 수 없게 돌아가고 있다고 판단, 면담 일시를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박 전 대표 측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힌다고 기자들에게 알렸다가 다른 측근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는 등 하루 종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탈당한 두 의원을 비롯해 가장 강경했던 정두언 의원 등은 쇄신파와 박 전대표와의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 정태근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탈당한 마당에 뭘 만나는가. 앞으로도 만날 생각이 없다”고 했고 황 대변인도 “탈당한 분들은 만나시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친박계의 한 중진의원은 “정두언ㆍ정태근 의원은 예전 이명박 대통령과 소통하지 못한 기억이 있어 의원총회 등에 나오지 않는 박 전 대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쇄신파 내에서도 강경론자들과 온건론자들이 나뉘는 분위기다. 또 다른 친박계 인사는 “다른 쇄신파와 달리 정두언ㆍ정태근 의원은 자신들의 말만 옳다고 믿어 대화가 되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 친박계인 유승민 의원은 이에 앞서 이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탈당한 분들이 돌아오시게 노력해야 한다”면서 “만나게 되면 잘 될 것이다. 대화해서 서로 오해하는 부분도 풀고, 박 전 대표나 쇄신파나 뜻이 크게 다른 부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쇄신파의 재창당요구에 대해 “재창당이나 재창당에 준하는 개혁이나 비슷한 것 아니냐”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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