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 체제가 들어선 지 얼마 안돼 청와대에 이른바 임기 말 분위기 쇄신 작업이 본격화하는 듯하다. 정권을 유지하는 가장 큰 힘인 ‘도덕성’에 흠집이 날 경우 임기 말 권력 누수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15일 “문 실장 체제가 들어선 것을 계기로 청와대 내부에 기강을 바로잡기 위한 방안들이 실무진을 통해 모색되고 있다”고 전해 조만간 가시적인 조치가 나올 것임을 내비쳤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이와 관련, 청와대 직원들의 골프 금지령이나 출근 시간을 앞당기는 방안, 유흥업소 출입금지, 예비 대선후보 선거캠프 출입금지 등 과거 정부의 사례들을 원용하는 방안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골프 금지령이 현실화할 경우 청와대는 물론 여타 부처에도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 관계자는 “이병완 전 비서실장이 밝혔듯이 ‘게이트 없는 첫 정권’이 될 공산이 크지만 도덕성에 흠집이 조금이라도 날 경우 지난 4년 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며 “이를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다잡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청와대 내부에 형성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안에 청와대의 고삐를 조이기 위한 몇 가지 방안이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실장은 취임사에서 “도덕성이란 끝까지 지키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만큼 (임기) 말년의 해이를 각별히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역대 정부를 보더라도 마지막에 사고가 생겨서 국가와 정권에 부담을 주는 일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거울 삼아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 내부기강을 다잡을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문 실장은 취임 이후 첫 국무회의에서 비서실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마이크를 잡고 검찰의 인사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 ‘실세 비서실장’ 면모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