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비준반대” 농민 철야시위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8개 농민단체로 구성된 전국농민연대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3,000~5,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한ㆍ칠레 FTA 비준 동의안 처리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날 전국에서 70여대의 버스에 나눠타고 상경한 농민들은 국회 본회의 FTA 비준동의안 상정에 강하게 반발, 일부는 10여명씩 조를 이뤄 서울 시내 열린우리당사 지구당 12곳을 항의 방문했다. 농민연대는 대회사에서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이후 쌀을 제외한 모든 농축산물 시장이 개방돼 생산비도 못 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농민, 농업이 다 죽게 생겼는데 당리당략에만 골몰하는 정부와 국회는 과연 누구를 위한 국회인가”라고 국회를 비난했다. 농민연대는 국회가 비준 동의안에 반대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비준동의안 처리가 불가피하더라도 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이후 재논의 할 것을 촉구했다. 경찰은 이날 100여대의 전경 버스로 정문을 제외한 국회 정면 담 주위에 `버스바리케이드`를 쳤으나 집회를 마친 농민들이 국회 쪽으로 진출을 시도하면서 시위대와 전경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농민들은 FTA 비준 동의안 처리에 항의하는 뜻으로 쌀 10여 가마를 불태우려 했으나 경찰이 소화기로 불을 끄자 지하철 공사장에서 주워온 철근을 휘두르며 전경차 1대 유리창을 부수고 일부는 돌과 빈 병을 던지며 맞섰다. 이 과정에서 농민 서모(44)씨가 경찰 곤봉에 맞아 인근 병원으로 실려갔으나 다행히 중상을 입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농민연대는 국회 본회의 FTA 비준 동의안 처리가 막판 진통을 겪음에 따라 30일까지 철야 농성을 벌일 계획이다. <홍준석기자 jsh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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