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과 5일 경찰의 진압작전 과정에서 전쟁과 같은 격렬한 충돌을 겪고 맞이한 쌍용차의 새로운 하루 6일은 불안감으로 시작해 환호로 끝이 났다.
이날 오후2시께 노사의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쌍용차 정문에 모여 있던 사측 직원과 가족들 사이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직원들은 “이제 살았다”고 박수를 쳤다. 함께 있던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기쁨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날 오후의 이 같은 분위기와 달리 쌍용차의 이날 하루는 불안감 속에 시작됐다.
경찰이 5일 특공대까지 투입해 장악한 도장1공장과 조립3ㆍ4공장, 차체공장 등의 옥상에는 일부 경찰과 사측 직원들이 도장2공장 옥상의 농성 노조원들과 밤샘 대치를 계속하며 아침을 맞았다.
양측은 나무판자 등으로 임시 방호벽을 설치한 뒤 간헐적으로 새총 등을 쏘며 대립했으나 전날과 같은 큰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더욱이 노조 집행부가 지난 밤부터 대책회의를 열며 대화 재개를 제안할 것인지와 회사 측의 최종안을 수용할 것인지 등을 놓고 격론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날 아침 도장2공장 옥상의 노조원 수는 평소보다 크게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공장 건물 주변도 ‘불안한 평화’가 찾아왔다.
도장2공장 주변에 경찰들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계근무를 서고 있을 뿐 전날 지장물을 제거하기 위해 분주히 오가던 지게차 등의 움직임도 멈췄다.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도 크게 줄었다. 전날 회사 측 직원들과 시민단체회원 등이 난투극을 벌였던 회사 정문 앞도 회사 측 지원 300여명이 밤새 통제하면서 표면상 ‘조용한 아침’이 시작됐다.
그러나 이 같은 소강상태에도 쌍용차 주변에는 경찰의 3차 진압작전 개시, 노조와 사측직원 간 재충돌, 시민단체 등과 난투극 재현 등에 대한 불안감이 걷히지 않고 있었다. 또 대책회의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노조가 회사 측에 협상재개를 요청, 노사 간 대타협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돌았다.
이 같이 공존하던 불안감과 기대감은 오전11시 노사가 협상재개에 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대감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갔다. 특히 노조가 협상에 들어가면서 “회사의 최종안을 근간으로 근본적인 입장 변화를 갖고 대화 재개를 요청했다”고 밝히면서 극적인 타결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져갔다.
이후 오후1시20분께 협상에 나섰던 노사 대표들이 회의장을 나섰다는 소식과 정리해고를 큰 틀에서 합의했다는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면서 기대감은 환호로 바뀌었다.
‘호송용’이라는 표시를 하고 경찰 버스 20여대가 공장 안으로 진입하면서 주변사람들은 협상타결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도장2공장에서 농성 중이던 400여명의 노조원들은 적극가담자ㆍ단순가담자 등으로 분류된 채 경찰의 호송버스를 타고 농성장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