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풍부한 유동성·거시지표 개선 '날개'

국내 증시가 풍부한 유동성에 거시지표 전망까지 밝게 나와 상승 흐름에 한층 더 힘을 받게 됐다. 한국은행은 26일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3%를 기록, 이달 초수정 전망치인 3.2%보다 0.1%포인트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또 경제성장률이 하반기에는 완만한 소비 회복세에 힘입어 잠재성장률에 근접하는 4.5%에 도달하고 연간으로 3.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유동성 하나에 의존해 온 국내 증시가 긍정적인 거시 경제지표라는 `원군'을 만나 향후 탄탄한 증가세를 유지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더욱이 정부는 부동산에 집중된 유동자금을 증시로 유인하는 방안을 다음달 부동산종합대책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져 증시 전망은 더욱 밝아질 전망이다. ◆거시지표 바닥 탈출 신호 = 한국은행이 발표한 2.4분기 GDP 성장률은 저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내용면에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해석되고있다. GDP성장률은 한은의 수정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높았고 시장의 전망치인 3.1%보다는 0.2%포인트 높았다. 이는 3%대의 성장률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인 5% 안팎의 수치와 비교할 때는미흡하지만 기대수준보다는 빠르게 개선되고 있음을 나나타낸 것이다. 또 하반기에는 국내 경제의 가장 큰 문제인 소비가 완만하지만 회복세를 지속,4.5%의 성장률을 달성함으로써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민간소비는 2.4분기 2.7% 증가율을 기록, 2002년 4.4분기 5.5% 이후 10분기만에최고치를 보였다. 작년 3.4분기까지 6분기 연속 마이너스 상태를 보이던 민간소비는 작년 4.4분기0.6%로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올해 1.4분기 1.4%, 2.4분기에 2.7% 등으로 완연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의 내용도 만족스럽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준내구재 소비가 증가세로 전환된데다 그동안 극심한 부진을 보여온 자동차, 컴퓨터 등 내구재와 오락, 문화 등을중심으로 한 서비스 지출의 증가세가 확대된데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작년 하반기 이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건설투자도 1.8% 증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에서 벗어났다. 시장에서 건설투자는 2.4분기까지 마이너스를 지속할 것으로우려해왔다. 수출의 경우 6.1% 증가하는데 그쳐 2분기 연속 한자릿수 증가율에 머물렀으나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고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는 점을 감안할 때 하반기에는두자릿수 성장세로 복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권혁부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경제가 1.4분기를 바닥으로 상승국면에 진입했음을 확인했다"고 전제하고 "하반기 잠재성장률에 근접하는 4.5%의 성장률을 달성하면 체감경기도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상승 탄력 붙을 전망 = 증시는 최근 1개월 이상 가파른 상승세를 거듭하면서 거시지표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살어름판을 걷는듯한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국내 증시가 종전까지 풍부한 유동성에 의존한 채 하반기 이후 경제가 회복될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이끌려 상승세를 유지해왔다는 것은 시장 관계자들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날 한은의 2.4분기 성장률 발표로 거시지표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사라지게 됐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가 바닥을 통과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전제하고 "소비쪽의 견조한 성장세가 하반기 주식시장의 상승 모멘텀이 될전망"이라고 말했다. 권혁부 연구위원은 "소비회복 강도가 예상보다 좋다"면서 "미국 경제가 견조한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수출도 3.4분기 이후 두자릿수 상승세로 복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내수회복세가 가시화되면 정보기술(IT), 금융, 음식료, 증권업종이 강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말했다. 홍기석 삼성증권 테크팀장은 "2.4분기 경제성장률이 3%대 이하로 떨어질 지 모른다는 우려를 불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하고 "하반기에는 지금보다 더좋아질 전망이어서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배 골드만삭스 수석연구원은 "내수가 회복세를 견인하고 있으며 경기회복속도가 빨라졌다"고 분석하고 "민간소비 증가율과 건설투자 플러스 전환 등이 긍정적이어서 올해 한국 GDP성장률 전망의 상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환율 변수 문제 = 긍정적인 2.4분기 거시경제 지표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향후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과 같이 1천30~1천50선을 유지한다면 수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좋아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또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넘는 급등세는 국내 기업들의 채산성을 악화시켜 경제전반은 물론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권혁부 연구위원은 "상반기 유가와 환율 불안 때문에 수출이 줄어들고 기업 채산성이 악화됐다"면서 "하반기에도 이들 변수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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