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도 화나면 욕한다‥"미친 놈들"

조지 부시 미 행정부의 대표적 온건파 인물로 꼽히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이라크 전쟁을 앞두고 네오콘으로 불리는 신보수주의자들을 "완전히 미친놈들"(fucking crazies)이라고 비난하며 분통을 터뜨렸다는 미공개 일화를 담은 책이 조만간 출간될 예정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파월 장관이 이라크 전쟁을 강행하려는 네오콘과 갈등을 빚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퍼킹'(fucking)이라는 육두문자까지 입에 올리며 폭발적인 분노를표출했다는 사실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일요신문 옵서버에 따르면 BBC 방송 기자인 제임스 노티는 다음주 이런 일화를 담은 `액시덴털 아메리카: 토니 블레어와 미국 대통령'이란 제목의 책을 미국에서 출간할 예정이다. 노티는 이 책에서 파월 장관은 2002년 여름 잦은 업무 협의 과정에서 허물없는사이로 발전한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네오콘을 이같이 노골적으로 비난했다고 밝혔다. 네오콘이란 부시 행정부의 2인자인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폴 울포위츠 국방 부장관 등 이라크 전쟁을 주도했던 강경보수파 인물을 싸잡아 지칭하는 용어. 파월 장관과 스트로 장관 공보실은 노티의 책 출판 계획이 알려지자 지난 주 미국의 출판사인 `퍼블릭 어페어스'와 접촉해 책이 나오면 관련 내용을 강력히 부인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출판사측은 "24시간 이내에 미국 국무장관실과 영국 외무장관실로부터 전화가걸려와 당황했다"면서도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위협은 없었으며 책은 예정대로 나올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여름 파월 장관은 이라크 전쟁을 승인하는 유엔 결의를 얻어내려고 총력전을 펴고 있었으나 네오콘은 유엔을 배제한 채 전쟁을 강행할 방침이어서 갈등이고조되고 있었다. `블레어의 전쟁'이란 책을 쓴 정치전문지 `뉴 스테이츠 맨'의 정치부장 존 캠프너는 당시에는 부시 행정부내에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으며 파월 장관은 유엔 결의없이 전쟁을 시작하면 영국이 참여를 거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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