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와 은행이 학자금대출금리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전국 대학생 30만여명이 새 학기 학자금 대출을 받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을 취급하는 국민은행 등 9개 은행은 교육부가 학자금대출금리를 인하하겠다고 통보함에 따라 최근 잇따라 모임을 갖고 교육부가 제시한 금리로는 수익을 맞출 수 없기 때문에 내년부터 학자금 대출업무를 전면중단하기로 결정하고 교육부에 통보하기로 했다.
은행들의 학자금 대출규모는 지난해 기준 7,833억원으로 대출인원은 30만500여명에 달한다. 주로 저소득층이 이용하는 학자금 대출이 중단될 경우 대학생들은 취업 대란에 이어 `등록 대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은행들이 이처럼 학자금대출을 취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교육부가 금리인하 추세를 반영해 현행 연9.5%인 학자금 대출금리를 8.5%로 인하하겠다고 통보했으나 은행들은 학자금대출연체 등을 감안할 때 수지가 맞출 수 없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은 그동안 수차례 대출금리조정에 대해 협의했으나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학자금대출 이자의 절반을 정부가 부담하는 데도 은행들이 이자를 더 받아내기 위해 학생들을 볼모로 잡아 정부를 협박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은 학자금 대출 가운데 평균 4%대가 연체되는 등 신용대출 가운데 가장 높아 금리를 연 9.5% 인하로는 취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교육부의 예산을 관리하고 있는 농협은 교육의 권고안에 맞춰 학자금 대출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농협 혼자서 전체 학자금 대출을 취급하는 데 무리가 있고, 취급고객이 늘어날수록 부실도 늘어날 수 밖에 없어 농협도 학자금 대출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