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5월 25일] '한반도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설 때

이명박 대통령이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24일 국내 금융시장은 비교적 차분했다. 천안함 조사 결과가 발표됐던 지난 20일 금융시장이 요동쳤던 것과는 달리 원화환율이 급등한 것을 제외하고는 주가ㆍ금리 등 주요 금융지표들이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정부가 휴일에도 경제금융대책반을 긴급 가동해 불안심리 차단에 적극적으로 나선데다 과거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시장 충격이 오래가지 못했다는 그동안의 학습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도 천안함 리스크로 인한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의 충격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그 파장이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천안함 조사 발표 후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통해 '전면전 불사' 등 으름장을 놓으며 반발하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에드윈 퓰너 이사장은 북한이 올해 안에 천안함 기습공격 같은 추가적인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남북한 간 긴장고조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곧 국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남북관계에 긴장이 고조될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를 이제 막 벗어나고 있는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시기적으로 유럽발 재정위기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 와중이어서 더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경제가 글로벌 경제위기를 잘 헤쳐 나오기는 했지만 자칫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럽발 재정위기의 파장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또다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당장 시급한 것은 우리 경제에 대해 외국인들이 지나치게 불안해하거나 오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일이다. 남유럽위기로 국제금융 불안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한 긴장고조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칠 경우 예상치 못한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특히 천안함 사태로 인한 남북관계 악화가 실제 이상으로 부풀려지는 일이 없도록 해외언론 등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국제신용평가회사들을 비롯한 외국 금융기관들에도 실상을 정확하게 알려 과민반응을 하지 않도록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 예측이 어려운 남북관계의 특성을 감안해 사태 장기화 등 최악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외화유동성 확보, 외환유출입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등 만반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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