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허창수 회장 연임과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개최한 회장단회의에서 내용과 형식 모두 한계를 드러냈다.
허창수 2기 체제를 맞은 전경련이 혁신과 변화를 강조했지만 예전의 무기력한 모습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전경련은 14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회장단회의를 열고 새 정부의 핵심 국정목표인 창조경제 추진방안을 주요 의제로 논의했다. 전경련 회장단은 창조경제육성위원회를 새로 만들고 주요 그룹들이 창조경제에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의 발표문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 연일 창조경제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전경련이 새 정부와 코드 맞추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재계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새 정부 및 관련 부서에서조차 창조경제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전경련이 창조경제를 어떤 방식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전경련은 또 이날 회장단회의에서 주요 그룹의 올해 투자ㆍ채용계획도 내놓지 못했다. 전경련이 이르면 전년 말, 늦어도 그해 3월까지 매년 30대 그룹의 연간 투자계획을 취합해 발표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 등 핵심 그룹이 아직 올해 투자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허창수 2기 전경련의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날 회장단회의 참석자 역시 4대 그룹 회장이 모두 불참한 가운데 전체 회장단 21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참석률을 보였다. 이번 회의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이준용 대림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강덕수 STX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이승철 상근부회장 등 총 9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