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 개편] 기획원출신 예산청 모인다

2차 정부조직 개편을 앞두고 구 경제기획원 출신들이 재정경제부를 벗어나 일제히 한 곳에 모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예산청은 지난 4일과 6일 두차례 재경부 소속 별도정원 9명을 받아들이는 것을 골자로 한 소규모 인사를 단행했다.눈길을 끄는 대목은 광역자치단체에 나가있는 지역재무관 4명과 ASEM준비기획단 등에 파견됐던 5명의 거취. 이들 9명중 5명이 구 기획원 출신이라는 점이다. 소속부처가 재경부에서 예산청으로 바뀌게 된 이들은 부산광역시 지역재무관으로 파견된 이영근(李榮根)국장,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파견 서동원(徐東源)국장, 충청남도 재무관 정종범(丁鍾範)서기관, 일본의 아시아경제연구원 김화동(金華東)서기관, ASEM준비기획단 임해종(林海鍾)서기관 등이며 우연히도 모두 기획원 출신이다. 예산청은 법제상 재경부 소속이지만 사실상 기획예산위원회과 한몸처럼 움직이는 부처다. 이는 예산청이 지난 93년 재정경제원 출범 전까지만 해도 기획원 소속이었고, 현재도 기획원 출신들이 주요 포스터를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데다 현실적으로 기획위와 함께 일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획위와 예산청은 지난해 제1차 정부조직 개편당시 하나의 부처로 탄생하려다 정치권의 흥정에 휘말려 좌절된 경험을 갖고 있다. 올 상반기중 완료될 제2차 정부조직개편 때는 두 기관의 결합을 당연시하고 있어 이번 인사의 흐름은 구 기획원의 부활에 앞선 정지작업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특히 구 재무부 출신으로 예산청 총무과장을 지낸 김유성(金裕盛) 부이사관을 본부국장으로 발령냈다는 점은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金부이사관은 재경부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연말인사에서도 재경부의 정지택(鄭智澤)·박인철(朴寅哲)국장이 기획위와 예산청에 각각 전보됐는데 이들도 모두 기획원 출신이다. 이에대해 예산청 관계자는 『재경부가 별도정원으로 운영하던 파견 인원의 소속을 관련부처끼리 나눈 것에 불과하다』며 『구 기획원 출신들이 많이 배정된 것은 예산 부서 경력을 우대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해말 현재 기획위와 예산청 소속 과장급이상 공무원 51명중 구 기획원 출신은 35명, 구 재무부 출신은 7명(나머지는 외부인사 특채)이다. 【최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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