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력과 10개 협력회사가 지난 8월 30일 개최된 중국 베이징 전력기자재 전시회에 참가해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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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중소기업을 만들자] (2부-중) 글로벌 협력이 경쟁력 열쇠
大-中企 해외 공동진출… '윈윈' 노린다
이연선
기자 bluedash@sed.co.kr
한국전력과 10개 협력회사가 지난 8월 30일 개최된 중국 베이징 전력기자재 전시회에 참가해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고무부품업체 동아화성은 요즘 넘쳐 나는 해외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정신이 없다. 연간 50~100%씩 급증하는 수요에 맞춰 설비를 풀가동하는 것도 모자라 인도법인의 공장을 증설했고 최근 중국법인도 25억원을 투자해 기존 공장보다 10배 큰 규모로 확장 이전했다.
동아화성이 해외에 처음으로 발을 내딛은 것은 지난 2002년 자동차 고무부품을 납품해온 현대자동차와 인도시장에 동반진출 하면서였다. 그 후 동아화성은 가전용 고무부품을 납품하기 위해 LG전자를 따라 중국(2003년), 러시아(2005년)에 진출하면서 브라질을 제외한 브릭스(BRICs) 국가 3곳에 현지법인을 둔 ‘글로벌 중소기업’이 됐다.
동아화성은 이제 국내 기업을 따라 해외 진출에 성공한 데 그치지 않고 중국 현지 일본 자동차업체 미토요(MITOYO)와도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 거래선을 늘리고 있다. 동아화성의 세 해외법인의 올해 실적은 242억원, 내년 목표는 378억원이다.
대기업과 손을 잡고 해외로 진출하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 중소기업협력센터에 따르면 올해 30대 그룹의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 지원실적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은 해외 공동진출, 국내외 박람회 지원 등을 통해 중소기업에 450억원(2,400건)을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인지도가 높은 대기업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디딤대로 삼아 중소기업도 좁은 국내 시장에서 눈을 들어 해외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제경석 동아화성 상무는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실패는 기업의 사활과 직결된다”며 “대기업과의 동반진출은 신규 시장에 대한 시장선점의 기회가 보장될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매출처 확보에 따른 조기 시장정착 및 물류수송비, 인건비 절감으로 판관비를 많이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중국 중심 해외진출 한계=국내 중소기업의 해외투자는 2005년 25억달러에서 지난해엔 36억달러로 44%나 증가했다. 업종은 제조업이 절반 이상(54.5%)이었으며 건설(10.9%)과 서비스(10.1%)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은 중국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에 대한 중소기업의 해외투자는 지난해 16.5억달러로 전체 해외투자의 45.8%나 차지했다. 중국에 진출하는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제조업(86%)을 영위하고, 지역 또한 동부지역에 80% 이상 몰려 있다.
최근 중국정부가 수출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을 축소하고 환경ㆍ노동규제를 강화하는 등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에 대한 규제 수위를 높이면서 앞으로 과거와 같이 중소기업이 중국에 활발하게 진출하길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대기업, 해외진출 발판 역할 맡아야=이런 중소기업에 활로를 열어줄 수 있는 것은 대기업이다. 실제로 대기업은 전자ㆍ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중소기업과 함께 해외에 진출해왔다.
삼성ㆍLG 등 전자업계의 경우 90년대 중반부터 중국 등에 중소기업과 생산거점을 마련해 현지납품을 해왔고 현대ㆍ기아 등 자동차업계 역시 미국ㆍ중국ㆍ체코 등에서 관련 부품업체와 함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진ㆍSTX 등 조선업체와 두산중공업 등 플랜트ㆍ건설업체들도 해외시장 개척에 나갈 때 국내 중소기업을 동참시키고 있다.
진출 유형도 다양하다. 협력회사와 해외에 동반 진출하는 것 외에도 대기업과 협력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 프로젝트에 공동으로 참가하거나, 대기업이 주도적으로 협력회사를 해외 전시회에 소개하거나 시장개척단에 합류시켜 해외 판로개척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협력관계는 아직 소수에 그칠 뿐 대부분의 중소기업 입장에서 대기업은 아직 인색한 존재다. 중소기업을 발굴ㆍ육성하는 것보다 ‘갑’과 ‘을’의 종속 관계가 유지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일례로 국내 대기업에 핸드폰 부품을 납품하는 한 중소기업은 해외업체와 거래를 트기 위해 별도 법인까지 만들어가며 납품을 시도했다가 결국 포기했다. 이른바 ‘괘씸죄’에 걸린 것이다. 그 대기업은 ‘한 놈만 키우니 우리가 끌려 다닌다’며 이 부품의 납품업체를 이 회사 한 곳에서 4~5개 경쟁업체까지 늘려버렸다.
◇글로벌 협력으로 ‘윈윈’ 가능=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긴밀한 협력을 위해 2004년 12월에 출범한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은 대ㆍ중소기업 지원사업을 통해 중소협력회사의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시범적으로 한국전력공사ㆍ한국동서발전ㆍ한국서부발전 등 3개 공기업을 지원해 24개 중소업체가 22억3,100만원의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올해는 10월 말 현재 한국남부발전ㆍ한국서부발전ㆍGM대우ㆍ한국동서발전 등 4개사가 42개 중소업체를 UAEㆍ일본ㆍ미국ㆍ러시아 등의 전시회에 참가시키거나 시장개척단을 파견했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이 성공하기 위해선 단발성 지원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술력이 있는 중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외국어 문서작성은 물론 국가별 문화나 관행ㆍ세금제도 등에 대해 경험이 턱없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기술개발, 경영혁신, 마케팅에 대한 대기업의 측면 지원은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덕근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차장은 “중소기업이 대기업 브랜드에 업혀 해외에 진출하면 대기업이 신뢰를 보증하게 되면서 훨씬 쉽게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며 “대기업 입장에서도 협력업체의 실력을 선진국 수준만큼 높이는 것은 물론 새로운 마케팅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윈윈’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7/11/26 1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