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장관급회담 결산] 진전된 核합의 못끌어내

남북은 평양에서 열린 제12차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핵 문제에 대한 타결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번 회담에서 핵 문제 관련 내용을 한반도 평화라고만 언급하는 등 이전보다 진전된 핵 관련 내용을 끌어 내지 못해 사실상 결렬된 셈이다. ◇핵 문제 합의 실패=지난해 10월 북 핵 문제가 다시 불거진 이후 개최된 5차례의 장관급 회담에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원칙을 확인하는 문구가 공동 보도문에 담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북은 회담 마지막 날을 하루 앞둔 새벽 1시50분부터 3차례의 실무대표접촉과 한 차례의 수석대표접촉을 통해 핵 문제를 포함한 핵심 쟁점에 대한 막판 타결을 시도했다. 남측은 요구한 북한의 핵 관련 상황악화 발언 자제 및 조속한 2차 6자 회담 수락 문제와 북측이 제기한 남측 일부 반북 단체의 해체 요구와 비전향정기수 송환문제가 계속 맞부딪히면서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남측 대표단의 평양출발 시간이 가까워오면서 회담이 결렬될 위기에 처하자 후속 당국간 회담의 일정을 잡는 수준에서 논의를 끝냈다. 남북은 공동보도문에 오는 11월초 평양에서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7차 회의를 갖고 서울에서 제13차 장관급 회담을 내년 2월 3∼6일 갖기로 합의, 최소한의 `대화 모멘텀`을 이어가는데 만족해야만 했다.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 미칠 듯=남북이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조차 확인하지 못함에 따라 남북대화를 통해 북 핵 관련 상황의 악화를 방지하고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남북회담 유용론`이 조금은 빛이 바래게 됐다. 이번 회담에서 남측은 지난 11차 장관급 회담보다 “1㎜라도 더 나간 표현”을 제시한데 반해 북측 문안은 `평화적 해결`이란 원론적 입장을 담은 수준이어서 최종적인 문구 합의에 실패했다. 후속회담 역시 장관급 회담은 일정을 합의했지만 당장 눈 앞에 닥친 경추위는 차후 판문점 연락관 접촉 통해 날짜를 정하기로 해 확정된 상황은 아니다. 이처럼 핵심쟁점에 대한 합의에 실패함에 따라 남측이 제기한 제9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연내 실시와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규모 문제, 사회문화협력 분과회의 구성 등의 현안은 당분간 표류하게 됐다. <평양=공동취재단ㆍ김민열기자 my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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