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자민당 당수로 선출되면 매년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하겠다고 한 '위험한' 약속을 지키는 대가로 일본을 주변국들로부터 고립시키고 있다."
미국 하와이 소재 싱크탱크인 '퍼시픽 포럼 CSIS'의 브래드 글로서먼은 24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에 기고한 칼럼에서 이같이 비판했다.
글로서먼은 칼럼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중국과 한국은 물론 심지어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마저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선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총리로서 전몰자를 추모하고 애국심을 고양할 권리를 갖는지 여부는 논쟁거리가 아니다"라면서 "다만 자국민을 향한 이같은 행동 때문에 일본은 값비싼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한 논점"이라고 따졌다.
그는 "일본이 고립되고 아시아 지역에서 지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이 '몰수'당하는 것"이 값비싼 대가라고 부연했다.
글로서먼은 일본이 주변국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음에 따라 중국과의 영토 분쟁,북한과의 납북자 문제 타협이 어려워질 뿐 더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가능성도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변국으로부터 고립되는 일본은 미국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밖에 없는데 그것은 단기적으로는 일본에 도움이 될 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의 정책 당국자들이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가 가져올 결과와 이러한 행동이 미국의 국익 보호에 미칠 영향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정부의 행동(총리의 신사 참배)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요인으로비칠 수 있으며 미국은 이를 고취한다는 책임을 떠안을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글로서먼은 또 "일본과의 오랜 동맹보다는 문제 해결에 더욱 초점을 맞추는 정권이 미국에 들어서면 일본에 대한 미 행정부의 지지는 약해질 것"이라면서 주일 미군 재배치 논쟁에 낙담, 도널드 럼즈펠드가 아시아를 순방하면서 일본에는 들르지않았던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