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주먹' 타이슨 "메이웨더는 더러운 때같은 존재"

복싱계 동료 선배들 다수가 파키아오 지지
해튼 "겸손한 파키아오 응원하지만 결과는 메이웨더 판정승"

이틀 앞으로 다가온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미국)와 매니 파키아오(필리핀)의 첫 대결은 세기의 주먹 대결답게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 패배를 모르는 아웃복서 메이웨더가 특유의 치고 빠지기로 판정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편이지만 연타에 능한 왼손잡이 파키아오가 이른 시간 안에 KO로 마무리할 것이라는 예측도 무시할 수 없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의 전문가 집단도 6명이 파키아오의 승리를, 5명은 메이웨더의 우세를 점칠 정도로 팽팽한 승부를 예고했다.

수십 년 내에 다시 보기 힘든 빅 매치라 그런지 전문가들뿐 아니라 각계각층에서 승부 예측이 내기처럼 번지고 있다. 실제로 배우 마크 월버그와 힙합계 거물 디디(퍼프 대디)는 세기의 대결 한판에 25만달러를 걸었다. 월버그는 파키아오, 디디는 메이웨더의 승리에 걸었다. 그런데 메이웨더와 파키아오의 ‘응원군’을 보면 묘하게 구분된다. 파키아오의 승리를 점치는 쪽에는 전직 복싱 챔피언들이 많다. 1990년대를 풍미했던 ‘골든보이’ 오스카 델라 호야와 ‘할아버지 복서’로 불렸던 조지 포먼은 물론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도 파키아오의 우세를 예상했다. 은퇴한 헤비급 챔피언 타이슨은 30일(이하 한국시간)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메이웨더는 자신이 무하마드 알리보다도 나은, 역대 가장 위대한 복서라고 얘기하고 다닌다. 그런 더러운 때 같은 존재에 대해서는 얘기하기도 싫다”고 했다. 메이웨더와 타이슨은 한때 친했지만 지금은 앙숙 관계로 알려져 있다. 메이웨더가 복싱 동료나 선배들 사이에서 대체로 인기가 없는 이유는 어디서든 감출 줄 모르는 지나친 자신감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대신 배우 겸 가수 제이미 폭스와 전 농구선수 샤킬 오닐, 메이저리그 야구의 슈퍼스타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메이웨더의 승리를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과거 영국의 간판 복서였던 리키 해튼의 솔직한 분석이 눈에 띈다. 해튼은 “겸손하고 팬들을 사랑하는 파키아오가 돈밖에 모르는 메이웨더를 이기기를 바란다”면서도 “하지만 지능적으로 승부를 장기전으로 끌고 갈 메이웨더가 결국 판정으로 이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30일 MGM 그랜드 카 시어터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파키아오와 대면한 메이웨더는 “파키아오는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선수”라며 이례적으로 예의를 갖췄다. 오히려 파키아오가 전투적이었다. 그는 “메이웨더가 내 경력에서 가장 위험한 선수는 아니다”라며 “나는 메이웨더가 이긴 47명의 선수와는 다르다. 생애 첫 패배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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