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일보 지방부채 경고

부동산 상황 좋지 않아 상환 어려워
지방정부 책임 물을 듯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지방부채 위기를 경고하며 실적 쌓기에 급급한 지방 정부의 부채 증가를 강하게 비판했다.

12일 인민일보 해외판은 논평을 통해 “현재 지방정부 일부 관리들이 재임기간 치적을 위해 함부로 빚을 내고 있다”며 “지방 채무규모를 증가시켜 상환압력과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일보는 특히 지방채무 위험을 망각하고 있는 지방관리들을 꼬집으며 “이가 많으면 물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인민일보의 논평은 지방채무 문제에 책임을 묻기 위한 예고편으로 읽힌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 4월 지방채무 현황 조사를 지시하며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앞서 10일 중국의 감사원 격인 심계서는 작년 11월부터 올해 2월에 걸쳐 18개 성·직할시, 15개 성도, 3개 구등 36개의 각급 지방정부를 표본으로 선정, 재정 상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현재 부채 총액이 3조8,500억위안으로 2010년보다 12.94% 증가했다.

중국 지방정부 채무는 중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이다. 자칫 중국의 지방정부 채무가 전세계에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위기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주리 칭화대 교수는 “지방정부가 국유재산을 통해 빚을 갚을 수 없고 따로 예산이나 기금을 만들어 채무를 갚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민일보는 지방채무 증가의 원인을 우선 각종 사업을 지방정부 특히 현급 정부의 재정수입에 비해 지출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통상 국유은행에서 돈을 빌리며 국가의 돈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더 많은 돈을 빌리며 빚이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방정부 부채의 상환도 문제라고 인민일보는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지방정부는 토지 수입이나 외부투자로 빚을 상환하려 하지만 최근 부동산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지방정부의 상환계획이 어긋나며 빚이 계속 늘고 있다고 인민일보는 설명했다.

한편 심계서가 조사한 지방 채무액은 순수 지방정부의 채무로 지방국영기관이나 지방국영기업의 채무와 보증채무는 제외됐다.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를 미루고 있지만 중국의 전체 지방 채무는 2010년 10조7,000억위안에서 지난해 말 15~17조위안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해말 중국 지방정부의 채무를 국내총생산(GDP)의 25%인 12조8,500억위안으로 산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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