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회삿돈 빼돌리기 백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 전 회장의 측근인 송국빈(62) 다판다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송 대표는 검찰이 유씨 일가의 경영비리 수사에 착수한 이래 처음으로 지난 2일 구속됐다가 재판에 넘겨졌으며 혐의 액수는 횡령 24억원, 배임 127억원 등 총 151억원이다.
송 대표의 공소사실에는 유씨 일가가 계열사 돈을 어떻게 빼돌렸는지가 낱낱이 드러나 있다. 송 대표는 2001년부터 최근까지 고문료와 상표권 사용료 지급을 빙자해 회삿돈 24억여원을 빼돌려 유 전 회장과 유 전 회장의 장남 유대균(44)씨에게 지급했다. 고문료와 상표권료 지급에는 유씨와 대균씨가 각각 소유한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인 '붉은머리오목눈이'와 'SLPLUS'가 이용됐다.
송 대표는 또 유씨,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와 공모해 형식상 고문계약을 체결한 뒤 유씨에게 매달 1,500만원, 총 5억9,000만원가량을 지급하기도 했다.
유 전 회장 일가 관계사에 과도한 컨설팅비용을 지급하고 유 전 회장의 사진을 한 장에 수천만원씩을 주고 사들이는 등 회사에 126억여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김 전 대표, 유씨의 장남 대균씨와 공모해 형식상 상표권 사용계약을 체결한 뒤 2001년부터 올해 3월까지 매달 다판다 매출액의 0.75%, 총 18억8,000만원가량을 대균씨에게 지급했다.
2007년 말부터 올해 3월까지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대균씨와 유씨의 차남 유혁기(42)씨가 대주주로 있는 지주회사 아이원아이홀딩스에 매달 700만원, 총 5억3,000만원을 지급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도 적용됐다.
유씨의 장녀 유섬나(48)씨가 대표로 있는 모래알디자인에 디자인 컨설팅비 명목으로 매달 8,000만원, 총 48억원을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사진작가로 활동한 유씨의 작품을 고가에 매입하거나 전시회를 지원한 정황도 확인됐다.
송 대표는 김 전 대표 등과 공모해 2012년 유씨의 사진 14점을 3억2,000만원(점당 2,200만원 상당)에 매입했다.
2012년 열린 유씨의 루브르박물관 사진전시회 개최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사진판매 담당 계열사인 헤마토센트릭라이프 유상증자에 참여, 액면가 1만원짜리 주식을 3만원에 총 20억원어치 매입하는가 하면 지난해 베르사유궁전 사진전시회 때도 헤마토센트릭라이프를 인수한 천해지의 액면가 5,000원짜리 주식을 2만원에 총 50억원어치 상당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송 대표를 기소한 데 이어 공범인 유씨 일가와 측근들의 신병을 확보해 추가 기소할 예정이다. 유씨는 구인영장이, 대균씨와 혁기씨, 섬나씨, 김 전 대표 등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