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중 장관은 최근 `송촌포럼` 토론회에 연자로 참석했다. 보건의료계 인사 100명과 무려 세 시간이나 계속된 이 토론회에서 수많은 질문들이 김 장관에게 쏟아졌다. 대부분 곤혹스러운 질문들. 김 장관은 이런 상황을 충분히 예측했으면서도 기꺼이 토론회에 참석했고 내내 여유 있게 답변했다.
나는 이 장면을 지켜보면서 노 대통령과 김 장관 사이에 공통점이 한 가지 있음을 새삼 깨달았다. 토론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김 장관은 토론보다는 사람 만나기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김 장관은 대학교수 시절은 물론 국회의원 시절에도 사람 만나는 것을 누구보다도 좋아했다. 만나서 밥도 먹고 토론도 하고 때로는 싸우기도 하지만 김 장관이 많은 사람을 만나는 첫 번째 이유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였다.
교수나 의원쯤 되면 자신의 생각을 열심히 펼칠 만도 한데 김 장관은 훨씬 많은 시간을 듣는 일에 할애했다. 여러 의견을 청취해 취할 것과 버릴 것을 가려내는 능력도 탁월하다.
김 장관은 `조직ㆍ업무 장악력이 있다`거나 `흐름을 잘 읽는다`는 등의 강점을 가진 것으로 세간에 알려져 있다. 나는 김 장관이 이러한 덕목을 갖게 된 결정적 이유가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습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옳은 이야기와 그른 이야기, 공정한 이야기와 편향된 이야기, 아부와 비난 등)을 모두 경청하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고 타인에게 좋은 평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이 돌아가는 모양새를 파악하는 데도 이보다 좋은 일은 없으리라.
그래서 나는 수많은 이해 당사자들이 뒤엉켜 있는 보건복지 분야의 수장으로 김 장관이 기용됐을 때 그가 자신의 특기를 잘 살릴 수 있는 역할을 맡았다고 생각했다. 장관 취임 직후 강북에 `야간 장관실`을 만들었을 때도 `과연!`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밤 늦게까지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강행군을 이겨낼 수 있는 체력, 젊은이들과도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열린 마음은 김 장관이 `덤`으로 가진 행복이기도 하다.
모쪼록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수용해 가장 합리적인 방향으로 이 나라의 보건복지 분야를 이끌어주기를 기대한다.
<이왕준 ‘청년의사’ 발행인(인천사랑병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