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물가불안 가시화 우려

삼성경제硏, 인플레압력 예의주시 해야할 때내수위주의 경기상승과 수요의 급속한 회복으로 내년에 물가불안이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삼성경제연구소가 8일 밝혔다. 김범식 수석연구원은 `물가구조 변화와 인플레이션 압력 추이' 보고서에서 주변국가에 비해 물가 수준이 높은 데다 국내총생산(GDP) 갭(gap)도 확대되고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최근 물가상승률이 다소 주춤해 올해는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물가 수준은 여전히 높고 선행 지표인 GDP 갭도 확대되고 있어 내년에물가상승 불안이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GDP 갭률(실제 GDP-잠재 GDP/잠재 GDP×100)은 외환위기 이전인 90∼97년 플러스 1.14%였다가 98∼2001년에는 마이너스 1.69%로 전환했으나, 올해 우리 경제가 7%내외의 성장률을 보이면 3.4분기 이후 플러스로 다시 반전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분기별로 GDP갭률은 올들어 2.4분기까지 마이너스지만 3.4분기에 1.44%로 소폭 플러스로 돌아선 뒤 4.4분기에는 7.11%로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는 지난해 이후 총공급 능력의 회복은 더디면서도 총수요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물가 상승률과 GDP갭률 사이의 교차상관함수를 분석하면 GDP갭률이 소비자 물가에 1∼4개 분기 선행한다"고 말했다. GDP갭률, 환율, 유가, 단위노동비용, 총통화량 등을 고려한 물가모형을 추정해 분석한 결과 GDP갭률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컸으며, GDP갭률의 값이 1% 상승할 때 소비자물가는 1개 분기에 0.09%의 상승압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서울의 물가수준이 쌀 등 식료품과 쇠고기, 휘발유, 와이셔츠 등 생활용품은 물론 맥도날드 햄버거인 `빅 맥'을 미 달러화로 환산한 `빅맥지수'도 도쿄와베이징, 홍콩 등 주변국 도시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하반기 이후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물가 불안 압력을 예의주시하면서 물가안정을 비롯한 부동산과 노동시장 등 경제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리정책을 운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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