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규제개혁에 대한 발언의 강도가 날로 강해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경제혁신3개년계획'의 원만한 추진을 위해서는 규제개혁이 필수불가결한 요소임을 강조하는 것에 틀림없지만 박 대통령이 원색적이고 전투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투자 활성화, 일자리 창출을 추진한다는 원칙론에는 이견이 없지만 이 같은 박 대통령의 집념과 의도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너무 센 발언들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규제개혁 의지 어느 때보다 강해=박 대통령은 기업투자를 옥죄는 쓸데없는 규제에 대해 '쳐부술 원수' '암 덩어리' 등의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며 규제개혁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경제혁신3개년계획을 통해 '474비전'을 반드시 임기 내에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474 비전은 2017년에 3%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잠재성장률을 4%대로 끌어올리고 고용률 70%를 달성하며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로 가는 기초를 닦겠다는 구상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제조업에 대한 규제뿐만 아니라 금융·관광·소프트웨어 등 서비스 분야에 대한 규제혁신 없이는 한국 경제의 퀀텀점프가 힘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청와대 수석비서관은 물론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개별 부처 장관들에게도 이 같은 의지를 재차 확인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부처 장관들에게 규제개혁을 위해 국회에서 보류된 법안들의 통과를 위해 소통을 강화하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 및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수석과 장관들이 국회를 대상으로 규제개혁의 필요성을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거친 표현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 일 수도=박 대통령의 규제개혁에 대한 의지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혹여 과격한 발언이 국민들에게 오히려 반감을 주고 국회에서 정쟁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 대통령이 평소 적절한 비유를 통해 '진돗개론' '국수론' '절벽 퀀텀점프'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정책을 알려왔지만 이번 규제개혁 발언은 너무 전투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절실하고 절박한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쳐부술 원수' '우리의 원수' 등의 표현을 사용한 것은 국민에게 거부감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지금 박 대통령이 경제 부문에서 창조경제와 규제개혁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런 표현을 쓸 만큼 규제개혁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 아니겠느냐"면서 "최근 박 대통령의 워딩이 다소 세지고 있는데 그런 추세가 반영돼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