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해 1,000억원대의 `인터넷 카드깡`을 일삼아온 업자들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는 25일 신용카드 결제대행업체(PGㆍPayment Gateway)를 이용해 `인터넷 카드깡`을 해온 사금융업자 38명을 적발, 이중 홍모(49)씨 등 18명을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하고 안모(27)씨 등 5명을 불구속 또는 약식 기소하는 한편 달아난 15명을 지명수배 했다. ◇1,000억원대 인터넷 카드깡=검찰에 따르면 총액 1,000억원대 인터넷 카드깡 사범38명은 위장 인터넷 쇼핑몰을 차려 PG사와 결제대행 계약을 맺고 `카드깡 소매상`들이 모집한 급전 수요자들을 상대로 2억~260억원에 이르는 카드깡 영업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카드깡 도매업자`격인 이들은 `소매업자` 수십 명의 의뢰를 받아 PG사를 통해 허위매출을 발생시킨 뒤 의뢰액수의 6.5%를 공제한 돈을 카드깡 소매업자들에게 넘겨 주는 수법을 썼다. 이들로부터 돈을 넘겨 받은 카드깡 소매업자들은 원금 기준으로 다시 6.5%를 뗀 금액을 카드깡 의뢰인에게 지급해 의뢰인 입장에서는 수요 금액의 13%가 깎인 금액을 받은 셈이다. 그 동안 인터넷 카드깡 업자들은 PG사와 결제대행 계약을 맺을 때 인터넷을 통해 매매되는 타인 명의의 사업자 등록증과 휴대폰 등을 이용해 계약하기 때문에 PG사가 보유한 계약체결 자료만으로는 수사기관이 실체를 파악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러나 검찰은 이번에 PG사의 데이터베이스를 압수, 웹서버에 남는 접속로그 분석을 하면서 동일 신용카드로 같은 상품을 수 차례 걸쳐 다른 가격으로 구입한 업체 등을 집중 추적한 결과, 이들 업자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결제대행-카드깡 업체 결탁= PG사는 영세업체들이 개별 신용카드사들과 일일이 가맹점 계약을 해야 하는 불편을 덜고 보안솔루션 부재로 인한 중소형 인터넷 쇼핑몰의 거래 안전성 문제 등을 해결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3월부터 합법화된 이후 지난해말 현재 국내 9개 카드사가 계약한 PG사 수가 586개에 이른다. 그러나 PG사는 신용카드사와 직접 가맹점 계약을 맺을 필요 없이 누구나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해 놓고 결제대행계약을 체결하기만 하면 인터넷 카드깡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카드깡 업자에게는 매력적인 `사업인프라`가 되고 있다. ◇검찰, PG사 수사 확대방침= 검찰은 일부 PG사 직원들이 가맹점인 위장 인터넷 쇼핑몰의 매출내역과 규모를 확인하면 이들의 인터넷 카드깡 사실을 알 수 있음에도 불구, 인터넷 카드깡 업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준다는 데 현혹돼 이를 묵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최근 경제위기로 인한 전자상거래 위축, 신용카드회사의 규제 등으로 경영이 어려워진 일부 PG사가 인터넷 카드깡업자와 결탁하는 사례가 만연하다고 보고 PG사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금융감독 당국 등에 PG사에 대한 관리ㆍ감독권을 강화하도록 요청할 방침이다. <오철수기자, 고광본기자 cs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