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탄산업훈장 관속까지 넣어가고 싶다"

4년 임기 마치고 사우디 돌아가는 수베이 前 S-OIL 사장
아람코 총재 직속 조직서 근무 예정


"한국에서 일한다는 사실이 감사했습니다." 4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사우디아라비아로 돌아가는 아흐메드 에이 수베이(사진) 전 S-OIL 사장이 출국 전 소회를 밝혔다.

수베이 전 사장은 26일 서울 공덕동 본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파라자일렌 공장 완공과 창립 이래 첫 사옥을 마련한 일 모두 기억에 남지만 결국 '비즈니스'에 앞선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4년간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임직원들이 활기차게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었다는 점을 가장 보람되게 평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떠나는 서운한 감정도 솔직히 전했다. 그는 "그동안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아름다운 문화와 역동적인 분위기를 지닌 한국에서 일한다는 사실에 감사해왔다"며 "많은 애정을 쏟았던 한국을 떠나야 한다는 게 서운해 감정적으로 힘든 상황"이라고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수베이 전 사장은 임기 중 가장 어려웠던 시기로 지난해를 꼽았다. 그는 "지난해는 일본 대지진과 유럽 재정위기,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한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시기였다"며 "이러한 변수에도 수출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어 다행이었다"라고 회고했다.

최근 국내의 기름값 논란에 대해 그는 "원유 가격은 구리나 금과 달리 환경과 지정학적 측면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되는 만큼 단순히 상업적 논리만으로 설명하기는 곤란하다"며 "결국 기업이나 정부가 혼자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사회 구성원 모두 머리를 맞대고 함께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고 진단했다.

수베이 전 사장은 S-OIL의 대주주인 사우디아람코로 돌아가 중책을 맡게 된다. 그는 "현재 아람코 총재가 10년 후 새로운 모습으로 회사를 바꾸기 위해 석유화학ㆍ정보기술(IT) 등 14개 대형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며 "총재 직속조직에서 아람코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임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애정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찬란한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은 물론 도가니탕ㆍ과메기ㆍ비빔밥ㆍ삼계탕 등 맛있는 음식들도 너무 많은 나라"라며 "그 중에서도 한국의 대표적 발효음식인 김치의 맛을 잊을 수 없어 꼭 사우디로 싸 갖고 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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