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물 축제에서 수천 명의 인파가 좁은 다리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최소 345명이 사망하고 400여명이 부상하는 최악의 참극이 벌어졌다. 외신들은 프놈펜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 중 중상자들이 많고, 많은 사람들이 다리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강으로 뛰어들어 익사했을 것이라며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AP통신에 따르면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23일 새벽 TV를 통해 이번 참사가 “크메르루주 정권 이후 최악의 비극”이라며 지난 1975~1979년 크메르루즈 정권이 170여 만 명을 학살한 ‘킬링필드’ 사건에 이은 참사라고 규정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24일부터 25일까지 국민 애도일로 선포하고 전국 관공서에 조기를 게양하게 했다.
참사는 22일 오후 9시30분께 프놈펜의 연례 물축제의 마지막 행사이자 최고 인기 프로그램인 톤레샤프 강의 보트 경주를 관람하고 코픽 섬을 한꺼번에 빠져 나오면서 벌어졌다.
사고 현장에서 음료를 팔던 한 행상은 “다리 위에 한꺼번에 인파가 몰린 가운데 애초 10여명이 쓰러지면서 뒤따르던 사람들이 뒤엉켜 넘어졌다”고 증언했다. 상당수는 다리에서 떨어지거나 강으로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시민들이 빨리 움직이도록 경찰들이 다리를 향해 물 대포를 발사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의식을 잃고 강으로 떨어졌으며, 일부는 감전사고를 당하면서 혼란이 야기됐다고 목격자 진술을 전했다.
물축제는 장마가 끝나는 시기에 맞춰 3일 동안 프놈펜의 메콩강 일대에서 열리는 연례 축제로 매년 수백 만 명이 몰려 인명피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