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러시아 수호이 전투기 도입 계획"

"부시 대통령이 첫번째 테러리스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1일 베네수엘라 정부는 러시아로부터 전투기를 도입할 것을 계획 중이며 자국이 보유 중인 미국제 F-16 전투기는 어떤 나라에든 자유롭게 팔 수가 있다고 선언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정부성명을 통해 자신은 다가오는 러시아 방문 중 러시아제 수호이(SU)-30 전투기 도입 거래를 마무리지을 계획이라고 밝히고 "SU-30전투기가 F-16보다 100배나 좋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국이 보유 중인 21대의 F-16 전투기를 판매할 경우 당초 판매 계약에 따라 미국의 허가를 필요로 한다는 미국측 주장을 일축하면서 "구입을 희망하는 측이 있다면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누구에게나 F-16 전투기를 팔 것이며 F-16은 우리 것이지 더 이상 그들의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정부 성명은 F-16 판매 대상 후보에 이란이 '첫번째'로 올라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측은 그러나 아직 베네수엘라로부터 F-16 전투기를 도입할 공식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또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주례방송에서 미국 정부가 대(對)테러 정책에 협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국에 대한 무기금수를 발표한 데 대해 "정작 그들(미국)이 테러리스트로서 우리를 공격하고 있다"면서 "이 지구상에서 첫번째로 중대한 테러리스트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란 이름이 붙어있다는 점을 기억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차베스는 이어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1976년 73명의 사망자를 초래한 쿠바 민항기 폭파 테러 용의자, 이른바 반(反)쿠바 테러리스트 루이스 포사다를 미국 당국이 부당하게 보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이날 생방송 프로그램에는 베네수엘라 주재 이란 대사가 출연했으며, 차베스 대통령은 이란의 평화로운 핵에너지 정책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재차 밝혔다. 앞서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주 베네수엘라의 F-16 판매계획을 "과열된 수사"라고 일축하면서 베네수엘라는 F-16을 양도하려면 미국의 승인을 얻어야할 것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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