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휴대폰 요금이 2년 전보다 크게 낮아졌는데도 한국소비자원이 선진국과 비교할 때 여전히 비싸다는 주장을 내놓음에 따라 요금수준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0개 회원국을 비교한 ‘커뮤니케이션 아웃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휴대폰 요금은 지난 2007년에 비해 14% 정도 낮아졌다. 그러나 비교순위는 21위에서 12위로 9단계나 상승해 OECD 평균보다 비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동통신사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국제비교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국내 이동통신 요금 수준이 비싼 것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다른 나라들이 요금을 더 많이 내린 탓도 있으나 국내 요금체계가 기본료가 너무 높고 다량 사용자일수록 유리한 구조로 돼 있기 때문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다량 사용자 요금 수준은 OECD 평균보다 7%가량 낮지만 중량 사용자는 7%, 소량 사용자는 무려 30%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요금체계는 소비자들의 과소비를 조장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국내 휴대폰 요금에서 기본료와 음성통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60~70%로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 높은 것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소 기본료를 낮추고 상대적으로 많이 부담하는 소량 사용자에 대한 요금인하와 함께 10초로 돼 있는 과금 단위를 5초 단위로 바꾸어도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이익이 돌아간다는 주장이다.
국내 휴대폰 요금은 그동안 수 차례에 걸쳐 인하돼왔다. 이동통신료 시비를 가리기 위해서는 국가별로 복잡한 요금체계를 감안한 정확한 요금수준 파악이 선결돼야 한다. 약관상 표준요금만 비교하는 OECD 보고서에서 실제보다 요금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측정됐다고 볼 수도 있다. 이통3사는 지난해만도 각종 요금할인 혜택으로 1조원을 소비자들에게 돌려줬다. 문제는 망내할인 등 요금인하 상품 가입자가 아직도 15% 정도에 불과해 다수의 소비자들이 요금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없다는 점이다. 요금인하의 혜택을 골고루 나누기 위해서는 별도할인을 더 이상 늘리지 말고 단위통화료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단말기 보조금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대신 요금인하 혜택을 넓히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것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