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두뇌시장 삼성의 반격

데이터처리속도 2배 높인 64비트 AP·4GB D램 조합
9월 출시 갤노트4 탑재 예상 애플·퀄컴 추격 발판 마련


삼성전자가 올해 모바일 반도체 시장에서 신무기를 앞세워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

그간 삼성전자는 모바일 D램 시장에서는 절대 강자의 지위를 유지했지만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분야에서는 미국의 퀄컴과 애플 등에 밀려 기를 펴지 못해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올해 모바일용 64비트 AP와 4GB(기가바이트) D램의 강력한 조합을 선보이며 모바일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격의 시점은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4'가 출시될 오는 9월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AP는 PC의 중앙처리장치(CPU)처럼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다. 특히 64비트 모바일 AP는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32비트 AP에 비해 이론적으로 데이터 처리속도를 두배 향상시킬 수 있는 제품이다. 스마트폰 중에서는 애플이 지난해 9월 출시한 '아이폰5S'에 64비트 AP를 처음 탑재했으며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진영에서는 아직 탑재된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우남성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은 지난해 "64비트 엑시노스 AP의 개발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설계한 64비트 AP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64비트 AP의 또 다른 특징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4GB D램을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32비트 AP는 구조적으로 3GB D램까지만 인식할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2GB D램을 사용하고 있으며 3GB D램은 지난해 9월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 노트3'에 처음 탑재됐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말 4GB D램을 만들 수 있는 차세대 8Gb(기가비트) LPDDR4 모바일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상태다. 20나노급 공정을 적용한 8Gb LPDDR4 모바일 D램 칩 4개를 쌓으면 4GB D램을 구성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업계의 관심은 이르면 2월, 늦어도 3~4월 출시될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5'에 64비트 AP와 4GB D램이 탑재될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양산 시점과 기술적 문제 등을 고려할 때 당장 올 상반기에 나올 갤럭시S5에 64비트, 4GB D램 조합을 채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아직 4GB D램을 구성할 수 있는 8Gb LPDDR4 D램 양산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또 64비트 AP도 갤럭시S5에 탑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삼성전자가 야심 차게 준비 중인 64비트 AP와 4GB D램은 올 9월께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갤럭시 노트4에 처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기존 스마트폰에 주로 쓰이는 32비트 AP를 대체할 64비트 AP와 이에 최적화된 4GB D램이 스마트폰에 채택되면 스마트폰의 성능이 한 단계 진화한다고 볼 수 있다"면서 "삼성전자가 하반기 이들 제품을 본격적으로 내놓을 경우 퀄컴과 애플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바일 AP 시장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