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세계기업들 이중고 신음

비용증가·매출감소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해외기업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비용부담이 크게 늘고 있는데다 개인들의 소비도 급감하면서 ‘비용은 증가하고 매출은 감소’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소비가 줄어 느는 비용을 제품 가격에 전가시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6일 리먼 브라더스에 따르면 현재 고유가 상태가 지속될 경우 올해 S&P 500 기업의 순익은 최소 3% 줄 것으로 예상됐다. 리먼 브라더스의 칩 딕슨은 고유가는 단순히 기업들의 비용을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소비심리냉각으로 기업들의 매출도 크게 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의 6월 소비지출은 고유가에 따른 기름값 부담 등으로 전월에 비해 0.7% 하락, 9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고유가에 따른 기업들의 타격은 업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항공업종은 물론 화학, 자동차, 유통업 등 ‘고유가 충격’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고유가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항공업종의 경우 현재 유가 수준이 지속될 경우 앞으로 1년간 150억달러의 비용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고유가는 자동차 회사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가 부담으로 자동차 판매가 크게 줄면서 이탈리아의 경우 7월 신규 자동차 등록 건수가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5%나 감소했다. 소매 판매 역시 위축되고 있다. 7월 쇼핑 시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쇼핑 몰 매출은 전문가들의 전망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제 쇼핑센터위원회(ICSC)에 따르면 미국의 7월 쇼핑 몰 매출은 지난 달에 비해 3.1%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러한 수준은 지난 1~6월 평균치 5.5%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이에 따라 월마트와 타겟(Target) 등 유통업체들의 경영난이 심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모든 업종의 기업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며 고유가에 따른 기업 순익 감소도 현실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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