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넘어 종합프랜차이즈 기업 만들 것"

부부경영 나선 본아이에프 … 남편은 국내 사업 키우고 아내는 해외 전담
김철호 회장, 본죽·본도시락 경험 살려 여행·숙박으로 영토 확장
최복이 부회장,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2월 日서 비빔밥카페 오픈



'본죽'과 '본도시락' 등은 운영하는 외식프랜차이즈 기업 본아이에프가 외식을 넘어 생활편의·여가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프랜차이즈 기업으로 변신을 서두른다. 또 올해 '본죽&비빔밥카페' 브랜드를 앞세워 중국·일본을 중심으로 사업에 나서 해외 사업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본아이에프 창업자인 김철호(51·사진 왼쪽) 회장은 국내 사업 및 신사업 발굴에 나서고 김 회장의 부인으로 지난 2012년부터 김 회장과 공동대표를 맡아온 최복이(49·오른쪽) 부회장은 해외사업을 전담하는 방식으로 부부 경영에 나선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올 초 시무식에서 임직원들에게 '행복한 삶을 창조하는 지식프랜차이즈 그룹'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면서 기존 주력 사업인 외식 위주에서 생활편의형 사업, 여행·숙박 등 여가 관련 사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본아이에프의 사업 확대는 지난 2002년 론칭한 본죽이 가맹점 1,100여개를 확보한 장수 인기 브랜드로 자리잡은데다 지난 2012년 선보인 본도시락 역시 가맹사업 1년 만에 가맹점 100개를 넘어서면서 외식 프랜차이즈 운영시스템을 다른 분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근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본아이에프는 프랜차이즈 사업 인프라 공유, 인수 및 합병(M&A), 사업 제휴 등을 통해 브랜드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이미 지난해초 전통차·커피 전문 브랜드인 차오름의 지분 20%를 확보해 투자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이달 중 일본 지바현에 본죽&비빔밥카페 일본1호점을 열어 일본 시장에 재도전한다. 지난해 8월 재일교포 출신 사업가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고 9월에는 해외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최 부회장은 "본죽&비빔밥카페는 본아이에프의 대표 메뉴인 죽이 아직 해외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점을 감안해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해외에서 인지도를 확보한 비빔밥으로 보완한 브랜드"라고 소개했다.

본죽&비빔밥카페 일본1호점은 식사량이 적은 일본인 식문화에 맞춰 메뉴 양을 국내의 80% 수준으로 조정했고 아침식사를 외식매장에서 간단하게 해결하는 일본 직장인들을 겨냥해 맥도날드의 '맥모닝' 같은 간편 아침식사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올해 도쿄 및 인근 북부 지역 중심으로 30개 매장을 열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본아이에프는 이번에 해외 진출에 나서면서 현지사정에 밝은 사업자에게 현지 사업권을 맡기는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10여년 전 일본 도쿄에 해외 1호점 문을 열었다 현지 사정에 어두워 3년만에 철수했던 쓰라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최 부회장은 "국내 본죽 매장이 일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좋았기 때문에 지난 2005년 겁없이 일본 도쿄에 직영점을 열었더니 당시 점심시간에 일본 고객들이 매장 밖에 줄을 설 정도로 영업이 잘됐고 가맹사업 요청도 많아 사업을 확대하려고 했다"면서 "하지만 매장과 일본법인 사무실로 사용하던 건물의 임대계약 문제 때문에 일본에서 철수했다"고 회고했다. 일반적으로 임대 계약을 자동 연장될 수 있는 국내와 달리 일본에서는 임대계약서에 미리 내용을 명시하지 않으면 계약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본아이에프가 간과한 탓에 한창 잘 나가던 매장에서 철수해야 했던 것이다.

본아이에프는 당시의 실패를 거울삼아 일본은 물론 중국에서도 현지 사정을 잘 아는 마스터프랜차이즈와 계약을 통해 연내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최 부회장은 한국과 식문화가 유사한데다 최근 한류열풍이 불고 있는 중국이 앞으로 본아이에프의 최대 해외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오랫동안 해외사업에 대한 꿈을 갖고 준비해왔는데 올해 꿈을 펼칠 시기가 된 것 같다"며 "본죽이 서울 대학로의 작은 매장에서 출발할 때 가졌던 처음 열정 그대로 해외시장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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