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스태들러(34·미국·사진)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 12년 만에 '가문의 영광'을 이뤘다. 스태들러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TPC(파71·7,216야드)에서 열린 피닉스 오픈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를 쳐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02년 투어 데뷔 후 통산 239번째 출전 만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스태들러는 바로 크레이그 스태들러(61)의 아들이다. '바다코끼리 수염'으로 유명한 아버지 스태들러는 1982년 마스터스를 포함해 PGA 투어에서 13승을 거뒀다. 케빈은 아버지가 1982년 우승했던 같은 대회에서 첫 승을 신고해 겹경사를 누렸다. PGA 투어에서 부자(父子) 우승은 통산 9번째로 나왔다. 오는 4월 열리는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는 대회 사상 최초로 같은 해 부자 동시 출전 기록을 세우게 된다.
2부 투어에서는 4승을 거뒀지만 정규 투어에서는 준우승만 두 차례 경험했던 스태들러는 우승상금 111만6,000달러(약 12억원)를 받았다. 선두로 출발한 장타자 버바 왓슨(36·미국)은 마지막 홀(파4)에서 1.5m 파 퍼트를 놓치며 1타 차 공동 2위로 마감해 2012년 마스터스 우승 이후 22개월 만의 승수 추가 기회를 날렸다. 최경주(44·SK텔레콤)는 공동 42위(3언더파), 배상문(28·캘러웨이)은 공동 61위(1오버파)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