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은행 150곳 파산 가능성"

뉴욕타임스 "앞으로 18개월 사이에"…연방예보, 530억弗 비축

주택가격 하락과 채무 불이행 증대로 촉발된 모기지 업체의 몰락이 내년까지 많게는 150개가량의 미국 은행들을 파산 위기로 몰고 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금융권 위기가 지난 1980년대 후반이나 1990년대 초반보다는 위험도가 덜한 편이지만 중소형 은행들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며 “미국 내 총 7,500개 은행 중 전국적으로 많게는 150개 은행들이 향후 12개월에서 18개월 사이에 파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부도 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향후 다수의 은행들이 영업망을 축소하거나 새로운 인수자를 찾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NYT는 평가했다. 이와 관련,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은행권의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총 530억달러의 상환용 비축금을 마련해놓고 있다. NYT는 미국 내 모기지 대출규모 2위 업체인 인디맥뱅코프 저축은행의 영업정지와 패니매ㆍ프레디맥에 대한 구제금융 조치 이후 월가 분석가들은 얼마나 많은 은행들이 다음 타깃이 될 것인가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처드 X 보브 라덴버그 탈만사 은행 부문 애널리스트는 “모든 사람들이 누가 다음 차례가 될 것인지, 얼마나 많은 은행이 파산할 것인지에 대해 리스트를 짜고 있다”며 “이로 인해 미 경제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끼칠지가 관건”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FDIC에 따르면 1994년 유동성 위기를 겪은 은행 수는 575개였으나 올 봄 기준으로 90개 은행이 부실 명단에 올라 있다. 그러나 정부가 올 8월 최근 수치를 추가로 적용할 경우 이 같은 은행 숫자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이번 위기가 대형 투자은행들의 추가적인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번주부터 발표될 씨티그룹과 메릴린치 등 대형 투자은행들의 2ㆍ4분기 실적은 몰락 가능성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여전히 몇몇 은행들은 수십억달러 규모의 자산 상각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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