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만에 개발 길 열린 알짜땅 탐방] <3> 청담·도곡지구

자투리땅 한데 집중… 공동개발·대규모 사업 가능

청담·도곡지구에는 개발잔여지가 집중돼 있어 필지별 개발이 아닌 공동개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한티역 7·8번 출구 일대에 낡은 저층 상가주택들이 밀집돼 있다. /서울경제 DB


개발잔여지 5만㎡·108필지 한티역 초역세권에 자리잡아

타당성 인정받으면 10~15층 상업용 건물 신축 길 열려

청담삼익시장 등 중심시설 위치·층수 조정 이뤄질 수도


서울지하철 분당선 한티역 7·8번 출구 일대. 강남 노른자위에 위치한 초역세권이지만 신발 가게, 택시 차고지, 기사식당, 청과물 점포 등 낡은 소규모 건물들이 자리잡고 있다. 인근에는 '역삼 래미안' '역삼 아이파크' '도곡 렉슬' 등 강남권에서도 내로라하는 고층의 새 아파트가 들어서 있어 더욱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 지역 A공인 관계자는 "역세권인데다 대로변에 접해 있어 상가나 빌딩이 새로 들어서면 수익성이 뛰어날 텐데도 아파트지구 개발잔여지로 묶여 있어 활용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청담·도곡지구는 압구정지구나 반포지구에 비해 전체 규모는 훨씬 작지만 아파트를 짓고 남은 자투리땅인 개발잔여지가 상대적으로 집중돼 있는 지역이다. 특히 개발잔여지가 필지별로 흩어져 있지 않고 한데 모여 있는 경우가 많아 이들 땅을 묶어 공동개발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곳이기도 하다.

서울시에 따르면 청담·도곡 아파트지구 내 주택용지 이외의 땅은 △중심시설용지 28만1,155㎡ △개발잔여지 5만234㎡ △기반시설용지 24만884㎡로 총 33만1,389㎡에 달한다. 이 중 개발잔여지는 총 108개 필지로 역삼동 756·758 일대 등이 해당된다.

대표적으로 역삼동 756 일대에는 2만9,611㎡에 달하는 개발잔여지가 집중돼 있다. 한티역과 인접한 지역으로 준주거지역인 대치지구단위계획구역과 마주하고 있으며 구역 내에는 롯데백화점이 자리잡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당시 강남구가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통해 높이 40m 이하(10~15층)의 상업용 건물 신축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시가 강남구의 계획을 보류하면서 개발이 무산되기도 했던 곳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축 건물의 높이가 5층 이하로 제한돼왔지만 타당성을 인정받을 경우 10~15층가량의 고층건물도 지을 수 있게 된다"며 "필지별 단독개발이 아니라 주민 공동개발 또는 시행사를 통한 대규모 개발사업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역삼동 758 일대 개발잔여지는 지난 1990년대에 준공된 다세대·연립주택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현재 단독주택 재건축을 추진하려는 주민과 '단독주택+근린생활시설'로 신축하려는 주민 간 의견이 상충하고 있다. 노후도가 충족되는 경우 주민 의견에 따라 아파트지구를 유지한 채 재건축사업을 유도하거나 별도의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 아파트지구에서 해제하는 방안이 추진될 수 있다.

중심시설의 경우 역삼동 755에 위치한 판매시설(지하2층~지상2층·8,608㎡)과 업무시설(지상4층·7,944.64㎡), 그리고 청담삼익시장(청담동 134-20)이 대표적인 사례다. 종전의 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 기준을 유지하되 타당성을 인정받을 경우 위치 및 층수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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