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숨진 탑승객 10명 중 9명은 구명조끼를 입고 끝까지 구조를 기다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희생자 상당수가 예약했던 곳이 아닌 다른 객실에서 발견돼 최후까지 살아남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은 7일 진도군청에서 열린 중간 수색결과 브리핑에서 “사고 이후 현재까지 269명의 희생자를 수습했고 이중 235명이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배를 탈출하라’는 안내방송만 제대로 됐어도, 승무원과 정부의 구조조치와 대응이 신속하게 이뤄졌다면 더 많은 승객을 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승객들이 죽음을 앞두고 필사적으로 살 길을 찾으려 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김 청장은 “선수 중앙 좌현과 선미 우현 객실에서 당초 예약한 인원을 훨씬 웃도는 희생자들이 발견됐다”며 “급박한 상황에서 일부 승객들이 한 격실로 모여든 것”으로 판단했다.
젖병 발견과 아기 울음소리 동영상 등이 등장하면서 제기된 갓난아기 탑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탑승자 명부와 희생자 가족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영유아 탑승 사실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 탑승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탑승객 현황에 대한 오류는 또 발견됐다. 청해진해운에서 제출한 승객 명단을 토대로 승선개찰표, 선적검색 자료, 실종자 확인 작업 등을 거친 결과 탑승객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구조자는 2명 감소했고 실종자는 2명이 증가했다. 이에 대해 김 청장은 “구조자가 줄어든 이유는 동일인이 다른 이름으로 중복 기재했거나 동승자를 오인 신고했기 때문”이라며 “실종자 2명 증가는 탑승자 명부와 승선 개찰권에 없었던 중국인 2명이 추가로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잠정 확인된 인원은 탑승자 476명, 생존자 172명, 사망자 269명, 실종자 35명으로 변경됐다.
김 청장은 앞으로 수색 계획에 대해 “64개 격실을 면밀히 재수색하고 희생자 잔류 가능성이 낮은 화장실, 샤워실 조타실 등도 정밀 수색할 것”이라며 “수색 시간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민간잠수사 20여명을 추가로 투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경과 특정업체간의 유착설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