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코스피지수 1,700선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겨울동안 꽁꽁 얼었던 투자심리는 어느 정도 풀리고 있으나 약한 외풍에도 움츠러드는 등 지수가 심하게 출렁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지수가 저항선인 1,700선을 넘으면 1,750선까지는 비교적 쉽게 가고 1,800선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란 낙관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 이번주에 발표될 미국의 주택 및 물가선행지수 등의 지표결과를 반영한 투심 변화에 따라 증시가 크게 오르내릴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지수 1,700선 놓고 오르락 내리락=코스피지수는 18일 장중 한때 1,700선을 훌쩍 뛰어넘으며 1,714포인트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장을 주도한 기관이 ‘팔자’에 나서면서 한때 1,681포인트까지 하락했다가 막판에 다시 순매수로 돌아서며 결국 1.47포인트 오른 1,696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1일 1,700선이 깨진 이래 한달여 동안 1,600선에서 지루한 바닥 다지기를 하고 있다. 따라서 지수가 1,700선을 재돌파하는 것은 그동안의 지루한 조정을 일단락 짓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일단 최근의 상황을 볼 때 1,700선이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이 필요하다”며 “이 선을 넘어서면 1,800선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투자심리 최악은 지났다” 분위기 확산=이날 지수가 비록 1,700선을 재돌파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일단 투자자들의 투심이 최악은 지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주 말 미국의 경우 소비자신뢰지수가 지난 92년 이후 최악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우지수가 소폭 하락하는 데 그치는 등 투심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있는 분위기다. 김주성 대우증권 연구원은 “박스권이 계속되고 있지만 투자심리는 기존과 달리 악화되는 게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우리 증시 역시 미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을 제외한 개인과 기관이 순매수에 나서는 등 안정화된 패턴을 보였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흐름을 보면 투자자들의 긴장도가 상당히 떨어진 것이 포착된다”며 “증시에서 ‘꽃샘추위’는 올 수 있지만 ‘엄동설한’은 지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모노라인 신용등급 등 이번주 대외변수 ‘촉각’=투자심리가 한겨울은 지났다고 하더라도 ‘내복’을 벗어 던지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경우 이번주에 모노라인(채권보증업체)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 조정 여부를 비롯해 주택지표와 소비자물가지수 등이 발표되기 때문이다. 이들 지표에 대한 결과를 놓고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지수가 또 한번 출렁거릴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조만간 유럽 주요 투자은행들의 실적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관련 손실액 발표도 중요한 대외변수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으로 부각된 미국의 모노라인 신용등급 결과가 증시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완화되면 지수는 1,750선을 1차 반등목표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