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은행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투자했다가 수백억달러를 상각한 데 이어 미 채권보증회사(모노라인)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최악의 경우 1,430억달러(약 135조원)를 추가로 상각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8일 채권보증회사가 보증한 8,200억달러의 채권 중 75%를 은행이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할 때 채권보증회사의 신용등급이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되면 이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분을 메우기 위해 은행들이 차입해야 하는 금액은 220억달러라고 추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바클레이스캐피털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 만약 채권보증회사의 신용등급이 최저 등급으로 4단계 폭락할 때는 은행권이 차입해야 할 금액은 무려 6배로 불어난다며 최악의 경우 그 규모가 1,4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했다.
통신은 이 같은 위험이 가장 많이 노출된 은행으로 미국의 씨티그룹과 메릴린치ㆍ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유럽의 크레디아그리콜ㆍ소시에테제네랄(SG) 등을 지목했다. 이 같은 분석은 미국 및 유럽 금융권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액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 이상으로 더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분석이 현실화될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한 금융권의 손실액은 무려 5,000억달러에 이르게 된다.
채권보증사들은 기업이 도산할 경우 대신 원리금을 지급해주는 조건으로 미리 수수료를 받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라는 파생상품을 거래해왔는데 이들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이들이 보증하고 있는 채권 가격 역시 하락해 손실이 불어날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가 채권보증사 ACA캐피털의 신용등급을 12단계 강등하면서 이 회사가 보유한 채권이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추락했다. 이로 인해 메릴린치는 ACA캐피털이 보증 선 채권 19억달러를 상각처리했으며 동시에 캐나다 제국은행(CIBC)도 손실액을 메우기 위해 27억달러 이상의 주식을 매각했다. 지난 18일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 내 2위 채권보증사 암박의 신용등급을 한단계 강등하면서 채권보증사발(發) 금융 손실이 커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더욱 증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