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해외사업 중 최대 규모로 투자한 중국 산시성 발전ㆍ탄광 연계사업이 잘못된 예측으로 지난 2년간 380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실화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배은희 한나라당 의원이 11일 한전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2007년 11월 5,100억원을 투자해 24개의 발전소와 9개의 탄광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합자사업을 시행하는 중국산서국제유한공사에 제2대 주주(34%)로 참여했다. 이 사업은 50년간 연간 6,000만톤 생산규모의 석탄광 9개를 개발ㆍ보유ㆍ운영하는 사업으로 한전은 매년 700억~800억원씩 총 3조5,000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측했으나 올 상반기까지 기록한 손실만 38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초기 투자결정 과정에서 한전 경영진은 석탄가격이 상승해 발전소의 수익성을 깎아먹는다는 지적을 무시한 채 투자를 밀어붙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사진은 “한전을 참여시킨 중국의 의도를 알 수 없으면서 투자자금이 5,000억원에 달하고 수익이 곧바로 실현되지 않는 사업이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며 대부분 투자 추진에 반대했다. 하지만 한전 경영진은 석탄가격 상승이 총수익으로 연결돼 매년 700억~800억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보고 투자를 강행했다.
또 대규모 투자자금을 투입하는 데도 합자회사의 경영상황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없는 불리한 조건을 수용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 투자 계약조건에 따르면 경영상황을 점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현지법인의 재무제표를 직접 볼 수 없는데도 이를 수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 의원은 “석탄가격 상승을 근거로 투자했지만 잘못된 예측으로 오히려 손실이 커지고 있는데다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자 경영진의 실수를 은폐하는 데 급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