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쟁에 1가구 3주택등 경제현안 표류

양도세중과·특소세·방카슈랑스·집단소송법 등 갈피못잡아

국회에서의 여야대치, 행정부처간 이견, 이해관계자들의 반발 등으로 시급히 처리돼야 할 경제 관련 사안들이 한없이 뒤로 미뤄지고 있다. 국민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1가구3주택 중과세 제도는 시행일을 보름 앞둔 현시점에서도 연기여부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았으며 부동산 거래세도 당초 정부가 발표했던 대로 내년 1월부터 인하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다. 연말까지로 정해져 있는 자동차 특별소비세 인하조치에 대해서는 연장을 검토한다고 정부가 밝힌 바 있으나 아직도 미결 상태로 남아 있고 2단계 방카슈랑스 시행도 보험업계와 은행권의 싸움으로 번지면서 제대로 정리되지 않고 있다. 집단소송법이 내년부터 실시되지만 과거 분식회계를 집단소송 대상에서 한시적으로 유예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국회는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며 경기하강을 막기 위한 종합투자계획의 준비작업도 부처간 이견으로 늦어지고 있다. 아울러 벤처기업.코스닥.제3시장 활성화 방안, 외국인에 의한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 대응방안 등도 관련 공무원들이 국회에서 거의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이런 현상들은 과거와 달리 이해관계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더욱 높이면서 정당간, 행정부처간에 다른 의견들이 속출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으나 시급히 해결돼야할 사안들이 속수무책으로 늦어지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게 됐다. ◆국민생활 관련 제도 시한 임박에도 정리안돼 1가구 3주택 중과제도는 한달여전에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부동산거래를 활성화시키는 동시에 종합부동산세 도입에 따른 세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시행연기를 검토한다고 밝혔으나 아직도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1가구 3주택 보유자에게는 양도차익의 60%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이 제도는 10.29 부동산대책의 핵심사안으로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되도록 소득세법에 규정돼 있어신속히 결정돼야 한다. 그러나 지난 한달여동안 청와대와 국회, 재경부가 갑론을박하면서 부동산시장에서는 매물을 내놨다가 다시 거둬들이는 등의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 거래세의 경우 정부는 등록세율을 내년 1월1일부터 기존의 3%에서 2%(개인간 거래는 1.5%)로 내린다고 이미 발표했으나 종합부동산세제가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고 있어 인하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내년 1월부터 거래세율이 낮춰지지 않으면 정부 발표를 믿고 아파트 등기를 미뤄온 수만명의 신규아파트 입주자들이 집단적 항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지난 3월24일부터 올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자동차 특별소비세율을20% 낮췄던 정부는 경기활성화 차원에서 인하조치 연장을 검토한다고 지난달에 발표했으나 아직도 정리되지 않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내년부터 특소세율이 환원된다는 점을 들어 올해 안으로 자동차를 구입해야 한다고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소비자들은 특소세가 앞으로 어떻게될지 몰라 답답해 하고 있다. ◆집단소송제, 2단계 방카슈랑스 혼선 지속 기업과 금융기관들도 정부의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몰라 혼란스러워 하기는 마찬가지다. 집단소송법은 작년말에 국회를 통과해 올해 1월20일 공포를 거쳐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나 시행시기를 코앞에 두고 있는 현재의 시점에서 법률공포 이전의분식회계에 대해서는 집단소송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국회는 집단소송법 적용을 유예하려면 이 법률 부칙을 개정해야 하지만 극심한당쟁에 휩싸이면서 제대로 논의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재경부.금감위.법무부.금감원 등이 관련 방안을 만드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으나 국회가 최종적으로 법률을 개정해주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2단계 방카슈랑스(은행창구를 통한 보험판매)도 정부간 의견 대립끝에 자동차보험.종신보험.치명적질병(CI) 보험을 내년 4월에 예정돼 있는 은행 판매 보험상품에서 제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은행권의 반발 등으로 어떻게 정리될지 뚜렷하지 않은 상태다. 정부는 당초에는 지난주까지 방카슈랑스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까지포함한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었으나 뒤로 미뤄졌다. ◆경기활성화 계획 등도 차질 정부는 내년도 경기침체를 해결하는 결정적인 묘책의 하나로 종합투자계획이라는 아이디어를 내놨으며 연말까지는 그 골격을 제시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연기금을 종합투자계획에 동원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정부와 국회가 연기금 논쟁에 휘말려 들어갔다. 이는 종합투자계획 관련법률인 기금관리기본법, 민자유치법, 국민연금법 등을놓고 여야가 결사적으로 대치하는 사태로까지 확산됐다. 이에 따라 종합투자계획의 밑그림에 대한 발표는 내년 1월로 미뤄졌고 3개 관련법률의 국회통과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게다가 정부는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을 조속히 발표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으나내년도 경제 관리의 핵심 수단중 하나인 종합투자계획의 향방이 불투명해지면서 적지 않게 애를 먹고 있다. 정부는 이밖에 벤처기업 부흥을 통해 경기에 자극을 주고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보자는 계획 아래 벤처기업 세제지원, 코스닥.제3시장 활성화 등을 준비하고 있으나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국회의 여야 대치상황이 지속되면서 공무원들이 국회에 상주하다시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하고 “시간과 열정 면에서 현안에 대한 집중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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