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연일 '러브콜'… 대형IT株 조정장서 '꿋꿋'

삼성전자등 강세… 환율이 최대변수


최근 들어 증시가 전반적인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대형 정보기술(IT)주들은 꿋꿋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내 IT 업체들의 2ㆍ4분기 실적이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국인들의 매수세도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IT주가 최근의 상승 흐름에서 소외됐던데다 원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0원대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주가 전망도 밝다는 입장이다.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2.25% 올랐다. 삼성전자는 2.52% 증가한 56만9,000원에 끝마치며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LG전자도 0.43% 오른 11만7,000원을 기록하며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하이닉스(4.07%)와 LG디스플레이(4.79%)도 각각 1만4,050원, 3만650원까지 오르며 3거래일 동반 상승했다. ◇시장 점유율 확대로 실적 상승 기대감도 높아=대형 IT주들의 주가가 비교적 ‘선방’ 하고 있는 것은 2ㆍ4분기 어닝 시즌을 앞두고 핸드폰ㆍ디스플레이 산업 등에서 국내 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확대한 데 힘입어 실적도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전기전자업종의 2ㆍ4분기 매출액(3개 이상의 증권사가 실적 추정치를 낸 종목 합계)은 1ㆍ4분기 대비 8.65% 증가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2ㆍ4분기 영업이익이 6,036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무려 308.86%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고 LG전자의 영업이익도 12.8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그 동안 ‘고전’ 했던 LG디스플레이와 하이닉스도 적자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5~6월 글로벌 IT 수요가 확대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삼성전자ㆍLG전자 등 국내 IT업체들이 휴대폰 산업 등을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계속 높여나가고 있다”며 “2ㆍ4분기 실적도 당초 예상보다 좋게 나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수급 여건이 좋아지고 있는 것도 대형 IT주의 주가 흐름을 밝게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이번주 들어 삼성전자를 2,668억원어치나 순매수했다. 또 하이닉스(443억원), LG디스플레이(192억원), LG이노텍(52억원) 등도 꾸준히 사들였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지난 상승 국면에서 소외됐던 IT 종목을 순매수하는 바람에 대형 IT주의 수급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외국인들이 대형 IT주를 사들이는 것은 그만큼 중장기적인 전망을 밝게 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환율 변동이 수익 및 주가의 최대 변수=전문가들은 환율 움직임을 앞으로 IT 주가의 주요 변수로 꼽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3월 1,500원대까지 올랐지만 5일 현재 1,243원까지 하락한 상태다. 오인범 부국증권 연구원은 “1ㆍ4분기 IT 업체들의 실적은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크게 개선됐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환율이 떨어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1,200원 이하로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할 경우 수출 점유율이 증가한다고 해도 영업이익의 질이 나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1,200원대까지 떨어졌지만 더 떨어지지 않는다면 IT업체들도 환율에 대한 내성으로 긍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혁 연구원도 “제품 라인업, 마케팅 전략 등에서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환율 효과가 떨어져도 실적 상승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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