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국채 직매입 결정이 한국증시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국내 증권전문가들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 확대로 외국계 자금의 국내 유입이 확대됨에 따라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환율 상승이 상대적으로 잘나가는 국내 기업의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주가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국내증시는 미국 FRB의 국채 직매입 결정과 관련해 하루 종일 득실을 따지는 데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주가도 이를 반영하듯 종일 상승과 하락을 되풀이하다 하락으로 마감했다. FRB의 국채 직매입 결정은 달러를 찍어내 자국의 경기회복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이렇게 되면 달러 가치가 기조적인 약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영국과 일본ㆍ스위스 등은 이미 자국 국채를 매입하는 양적 완화정책을 실시하고 있어 결국 선진국 통화의 동반 약세, 저금리 장기화와 함께 선진통화발(發) 캐리 트레이드(자금 이동)를 유발해 외국계 자금의 한국 유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선진통화의 연쇄적인 국채 직매입 등으로 인한 초저금리 안정화는 금리부 자산의 매력을 약화시켜 리스크 선호도를 강요하는 흐름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이로 인한) 외국인투자가들의 국내 주식ㆍ채권 시장 유입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오늘(19일) 원ㆍ달러 환율이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환율을 감안한 국내 코스피는 710포인트 수준”이라며 “환차익을 고려해 국내 주식시장에 최대한 빨리 진입하려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화정책에 대한 한국은행의 운신 폭이 넓어지는 점, 기업의 달러 유동성 확보가 용이해지는 점 등은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그러나 수출 중심의 국내 경제를 감안할 때 달러 약세로 무엇보다 국내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점이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또 유동성 확대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등도 묵과할 수 없는 부담 요인으로 지적됐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국내증시가 글로벌 대비 상대적 강세를 보였던 원인이 원화 약세로 인한 수출경쟁력 강화 때문”이라며 “지나친 환율 하락은 정보기술(IT)이나 자동차 등 국내 주력업종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시장에 돈이 풀리면서 향후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는데 경기회복은 안 되고 물가만 올라가는 경우 주식시장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인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