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놀란 '한국 제조업의 힘'

"위기극복 노하우·경쟁력 빛났다"
삼성·LG전자·현대차 등
불황에서도 독보적 수익
경쟁사 실적악화와 대조


“한국이 제조업에서 위대한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향후 몇 년간 성장 가능성과 위기대응능력은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합니다.” 한국 제조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 빠르게 간파한 걸까.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지난 5월 버크셔해서웨이 주총에서 한국 기자들을 만나 한국 경제의 저력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한국에는 포스코와 같은 우량기업이 많다. 추가로 투자하기 위해 투자기업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블룸버그의 유명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최근 “한국 경제의 빠른 회복세가 아시아 경제회복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일본의 노무라증권은 “한국 대기업들이 건전한 상황이어서 더블딥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불황 탈출의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빠른 경제회복 속도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세계는 한국 제조업의 성과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의 주요 제조업 분야는 불황을 거치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ㆍ4분기에 각각 2조5,200억원과 1조1,3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불황 전보다 오히려 큰 규모로 일본의 소니가 257억엔 적자를 내는 등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악화와는 대조적이다. 현대ㆍ기아차는 불황 속에서 오히려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 점유율 5%를 달성했다. 포스코는 매출 6조3,440억원과 영업이익 1,705억원으로 예전에 비해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대규모 적자를 낸 해외 경쟁업체들과 비교하면 독보적이다. 물론 제조업의 선전이 원화 약세에서 비롯된 환율 효과와 내부 비용절감 등 일시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신중론도 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다져진 제조업의 경쟁력과 위기대처능력에서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종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 우리나라 대표 제조기업의 세계적 경쟁력이 불황 극복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환율 효과가 약화되기 시작한 2ㆍ4분기에도 국내 제조업체들이 최고 수준의 실적을 냈다는 점에서 환율의 힘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내부 구조개선과 제품 경쟁력 강화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측면이 분명 있다”고 분석했다. 4대 그룹의 한 임원은 “불황일수록 제조업체 간 경쟁력 격차가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국내 기업들이 IMF 사태 이후 쌓아온 극복 노하우를 기반으로 저마다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공격적인 전략을 수립해 적극 대응한 점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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